복싱 글러브는 한번 끼면 노망들었다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복싱을 하고 싶은건가. 전 세계헤비급챔피언 래리 홈즈가 마이크 위버와 21년만의 리턴매치를 갖겠다고 해 화제다. 장소는 미시시피주 빌록사이, 날짜는 오는 11월17일. 10라운드로 예정된 이 시합 2주일전에 홈즈의 연세는 무려 51세가 된다. 위버는 48세.
78년부터 85년사이 헤비급을 확실하게 틀어쥐었던 위대한 복서 홈즈를 다시 링위로 불러올린 이유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다. "요즘 애들 복싱하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 것이 홈즈의 복귀이유. "요즘 링위에서 선수들 몸놀리는 것 보다는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 아마 내가 나서면 젊은 애들도 모두 겁 먹을 걸. 참, 심지어 가장 늙은 한 친구(조지 포먼)도 날 두려워할 걸"이라고 말하는 홈즈는 "난 지금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고 싶고, 그래서 이번에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홈즈가 21년전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위버를 11라운드 KO로 잡은 WBC타이틀방어전은 홈즈의 내리꽂는 창같은 스트레이트와 위버의 돌개바람이 윙윙 이는 훅이 격돌한 헤비급 사상 손꼽히는 명승부중 하나. 최고의 아웃복싱과 인파이팅의 정수를 다시 한번 재현해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글러브를 다시 끼는 할아버지 홈즈의 소박한 희망이다.
노인의 망령난 소리같지만 홈즈가 하는 말이기에 귀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마이클 스핑크스에 헤비급왕좌를 뺏긴 뒤 마이크 타이슨이란 핵주먹을 맞아 헤비급 무대에서 무참히 쫓겨나긴 했지만 40대중반이던 수년전에도 복귀해 여러명의 20대 젊은 선수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녹슬지 않은 솜씨를 과시한바 있던 홈즈가 아니던가.
홈즈가 예전의 솜씨를 보여줄지, 그리고 그의 복싱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정이 한갖 망령으로 그치고 말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전에 홈즈는 시합을 해도 좋다는 신체검사에서 합격해야 한다. 노인네 골프보다는 노인네 복싱이 더 위험한 것은 어린애들도 다 아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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