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전용 요트 ‘세코이아’, 워싱턴서 전세 유람선 영업중
변호사이자 지난 수년간 대통령에 관련된 서명이나 서류들을 수집해온 역사광인 개리 실버스미스(44)는 최근 취미생활 치고는 조금 무리를 했다. 허버트 후버부터 제럴드 포드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하다 10년쯤 정박장에 처박혀있던 대통령 전용 요트 ‘세코이아’가 헐값에 팔린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나온 값보다 250만달러나 싸게 190만달러를 주고 거래를 마감한 실버스미스는 500만달러를 들여 손을 본 이 요트에 대통령의 위엄을 되살려 최근 워싱턴으로 가져왔다. 75세에 세코이아는 포토맥강을 따라 항해하는데 하룻밤에 1만달러를 받는 전세 유람선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실버스미스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일 것이며 개인 소장품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유품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말하는 이 배를 ‘대통령 전용 요트 세코이아 재단’은 자기들 소유로 하고 싶어한다. 이 배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2년전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이 재단 소유가 되면 이 배는 개인 배는 정박할 수 없는 워싱턴의 해군 정박장에 영구히 자리를 차지하게 되며 재단은 이 배를 대통령이나 의원들의 기념관으로 꾸며 세금공제가 되는 헌금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재단 이사 6명은 돈을 모아 실버스미스에게서 이 배를 사들이기를 희망하지만 그날이 오기까지는 실버스미스의 자문 역할로 만족해야한다.
실버스미스도 이 요트의 장래가 불확실함은 인정을 한다. 재단에 기증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지만 최근 이 배를 중서부로 가져가고 싶다는 일단의 투자가들로부터도 매입 제의를 받았고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 사겠다는 사람들의 전화를 수없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일본이나 러시아에서 사겠다는 전화도 있었지만 "미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배는 1925년에 필라델피아의 은행가 집안이 건조해서 텍사스의 석유 재벌에게 판 것을 상무부가 사들여서 금주령 시대에 감시선으로 사용하다가 1933년에 해군이 사들여서 대통령 전용으로 취항시켰다. 150톤의 마호가니와 티크, 강철로 만들어진 이 배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은 2차대전시 전략을 구상했으며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그의 생전 마지막 생일을 지낸 것도 이 배였다.
그러나 지미 카터 대통령이 국채를 줄이기 위해 1977년 경매 명령을 내림으로써 대통령과의 인연이 끊어진 후 이 배의 소유권은 여러번 바뀌었다.
1981년에 정부로부터 세코이아를 사들인 ‘요트 트러스트’가 1000만달러의 빚만 지고 운영을 중지함에 따른 결과였는데 최근까지 1986년에 이 배를 수리해주고 요트 트러스트로부터 수리비 대신 5만달러에 인수했던 노포크 조선 및 갑판회사에 정박돼 있다가 실버스미스에게 팔렸다.
배를 가져본 일은 없는 실버스미스는 7세때인 1963년에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을 받은 뒤부터 대통령 기념품 수집에 열을 올리게 됐다. 트루먼 대통령의 편지를 액자에 넣어 집에 걸어두고 있는 그는 20여가지 대통령 기념품을 가지고 있으며, 망하는 업체를 헐값에 사들여 재산을 모으는 그의 워터게이트빌딩내 사무실도 1972년에 5명의 도둑이 침입해 역사에 길이 남은 민주당전국위원회 사무실과 같은 6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 배의 유지 및 운영비를 파티장으로 대여해 충당할 계획인 실버스미스는 하루밤에 1만달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견학 시찰도 계획하고 있는데 이 배를 대여하는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아주 많다. 케네디 일가도 이달에 가족 모임을 이 배에서 갖기로 했으며 클린턴 대통령도 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데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아닌 사람의 무료 탑승은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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