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잔잔한 오늘 같은 날은 서핑하기에 나쁘지만 벤추라카운티의 변호사 릭 로이(53)는 넥타이 끈을 풀기 시작한다. 시간이 좀 나기 때문이다.
해변가 주차장에서 재빨리 몸을 풀고 웻수트를 갈아입은 그는 9피트4인치나 되는 롱보드를 한팔에 끼고 바위가 많은 서퍼스 포인트로 가서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진다. "이것처럼 마음이 깨끗해지는 일도 없다"는 로이는 변호사 사무실의 전화와 팩스 소리를 씻어내는 파도소리에 반해 점심시간에도 파도를 타는 서핑광이다. "가끔 비서에게 이사회에 간다고 거짓말도 해요. 비서도 다 알지만요"
로이만이 아니다. 벤추라 카운티에는 시간만 나면 파도를 타는 율사들이 많다. 벤추라법정에서 6마일도 떨어져있지 않은 바다에 나서는 법조인중에는 검사도 있고 법정변호인도 있고 민사 변호사도 있고 형사 변호사, 가족법 전문 변호사도 있다. 전직 변호사협회 회장이 3명이고 한때는 헨리 월시 수피리어법원 판사도 일원이었다.
"젖은 머리로 출정하려면 마음이 불편하곤 했다"고 몇 년전 서핑을 그만둔 월시 판사는 회고했지만 월시와 함께 서핑을 하던 앨런 템플먼에게는 그 일이 문제된 적이 없었다. 오후 1시3분까지 파도를 즐기다가 샤워하고 자동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으면 1시30분 출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옥스나드에서 민사 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템플먼은 "시간은 정확하게 지키지요. 1시25분에 가는 적이 많아요. 그렇지만 1시10분에 끝내면 그렇게 못해요"라고 말한다.
템플먼(57)은 해군 복무시절이던 30여년전에 서핑을 시작했다. 벤추라 카운티의 한 법률회사에 취직한 후 다른 변호사들이 서핑을 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계속하다 몇 년전에는 서핑팀도 조직했다. 코스타 리카, 파타마, 베네즈웰라, 멕시코로도 파도타기 원정을 다니는 템플먼은 "정말 재미있어요. 찬물에 몸을 담그면 하루 종일 정신이 맑아집니다"라며 서핑을 예찬했다.
역시 벤추라에서 가정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그렉 헤링도 동감이다. "재판이 있으면 서핑을 하면서 머리 속으로 증거들을 하나씩 정리하지요. 그렇지만 겨울에 큰 파도가 치는 날이면 온통 서핑뿐 다른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아요". 3년반 전에 자기 자신의 이혼의 충격을 이기려 서핑을 시작한 그는 재혼한 지금, 자신의 고객 전원에게 ‘서핑 요법’을 권고한다. "이혼하러 찾아온 손님 전부에게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바로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혼이란 것이 너무나 큰 변화고 너무나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죠. 나가서 파도를 맞는 것이 매일밤 맥주 깡통이나 비우는 것보다 훨씬 건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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