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R통과 32강 골인
▶ 한국남자 최초 테니스 메이저
이형택의 한국 테니스 신기원 수립을 위한 ‘파란행진’이 31일에도 계속됐다.
US오픈테니스 첫날 제프 타랑고를 눌러 한국 남자선수로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서 승리를 거두는 위업을 이뤘던 이형택은 31일 13번 시드의 강호 프란코 스퀼라리를 세트 3대0으로 완파, 3회전(32강)에 진출하는 한국테니스사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뉴욕 플러싱메도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대회 4일째 경기에서 세계랭킹 181위 이형택은 프렌치오픈 4강에 올랐던 스퀼라리(아르헨티나)를 맞아 전매특허인 대포알 스트로크를 코트 깊숙이 안정되게 폭발시키며 7-6(3), 7-5, 6-2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이긴 이형택은 여세를 몰아 고비였던 2세트도 7-5로 따낸 뒤 3세트에서는 스퀼라리를 완전히 압도하며 6-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이형택은 클레이코트에는 강하나 하드코트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스퀼라리를 상대로 범실을 최대한 줄이는 침착한 플레이를 한 것이 주효했다. 이형택은 첫번째 서브 성공률이 59%로 스퀼라리의 41%보다 훨씬 높았고 더블 폴트도 3개밖에 저지르지 않아 12개의 더블폴트를 범한 스퀼라리보다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이형택은 평소 가방에 아령을 넣고 다니는 지독한 연습벌레로 97년 유니버시아드 복식, 99년 유니버시아드 단식 챔피언을 따낸 뒤 해외로 눈을 돌려 이번 US 오픈에 앞서서는 2부 리그격인 브롱크스 챌린저대회서 우승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남자선수중 윔블든, US오픈, 프렌치오픈, 호주오픈등 4대 그랜드 슬램대회에서 1승이상 거둔 선수는 이형택이 처음이다. 지난 88년 김봉수가 호주오픈, 98년 윤용일이 US오픈 본선에 올랐으나 모두 1회전에 탈락했다. 여자선수중에서는 현재 LA에 거주하는 이덕희씨가 지난 81년 US오픈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기록이며, 지난 96-97년 사이 전성기를 누리던 박성희는 4대 메이저대회서 모두 2회전까지 진출했다.
한편, 이날 톱시드 안드레 애거시는 2회전에서 세계랭킹 37위 아르노 클레망(프랑스)에 예상 외의 0-3(3-6, 2-6, 4-6) 완패를 당해 초반 탈락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인 애거시는 최근 어머니와 누이가 동시에 유방암이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훈련과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이날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는 9번 시드 레이튼 휴위트(호주)는 2회전에서 줄리앙부터(프랑스)를 3-0으로 눌렀고 5번 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도 알렉산더 포프(독일)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 단식에서는 2번 시드 린지 데븐포트가 킴 클리히스터(벨기에)에 2-1(4-6, 6-2, 6-2)로 역전승하고 3회전에 올랐다.
프랑스 오픈 우승자인 4번 시드 메리 피어스와 7번 시드 콘치타 마티네스(스페인)는 막달레나 말리바(불가리아)와 마리아 안토니아 산체스 로렌조를 모두 2-0으로 꺾었다. 이밖에 10대 스타들인 ‘코트의 미녀’ 애나 쿠니코바와 옐레나 도키치(호주)도 각각 3회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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