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테니스 코트에도 코리아 돌풍
▶ 이형택 한국남자 최초 2R진출
6-4, 6-2, 6-0.
스코어는 완패였다. 하지만 내용은 부끄럽지 않았다. 세계 4대 메이저중 하나인 US오픈 본선에서 특히 세계최강을 상대로 한 성적으로는 오히려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파워와 기량, 체력, 경험등 테니스선수로서 필요한 모든 면에서 엄청난 격차를 극복할 수는 없었으나 알렉스 김(21)으로서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한여름밤의 멋진 테니스였다.
28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의 내셔널 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0 US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NCAA 챔피언인 유망주 알렉스 김은 대회 1번시드의 강호 안드레 애거시에 ‘예상대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졌다. 하지만 세계최강이자 자기의 우상과 맞선 풋내기 대학생은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았다. 과감한 카운터 어택으로 애거시를 괴롭혔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시도하며 끝까지 싸웠다. 간단한 압승을 예상했던 애거시는 경기가 예상만큼 쉽게 풀리지 않자 짜증섞인 무리한 샷으로 실책을 자주 범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애거시는 그가 넘기에는 불가능한 상대였다.
경기는 김의 서브로 시작됐다. 애거시는 30-40에서 대포알같은 서비스 리턴으로 간단히 첫 게임을 따냈다. 해설자 잔 매켄로는 "웰컴 투 더 빅 리그(Welcome to the Big League)"라며 한수아래의 김을 위로(?)했다.
하지만 5피트7인치, 140파운드의 ‘작은 고추’는 생각보다 매웠다. 자신의 서브인 3번째 게임에서 이날 첫 통렬한 스트록으로 포인트를 따내는등 선전 끝에 듀스를 거쳐 첫 게임을 따냈다. 이어 애거시에 내리 3게임을 빼앗기고 1대5로 뒤져 간단히 첫 세트를 내주는 듯 했으나 이때부터 이날 최고의 반격이 시작됐다. 무려 4차례의 듀스를 거치는 접전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두 번째 게임을 따낸 김은 다음 애거시의 서브게임마저 따낸 뒤 또 다시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4대5까지 따라붙은 것. 이어 애거시의 서브게임에서도 듀스까지 몰고가는 투지를 보였으나 끝내는 첫 세트를 6대4로 내줬다.
김은 2세트 자신의 서브로 시작된 첫 게임을 듀스접전 끝에 따내 1대0 리드를 잡았으나 애거시는 이어 내리 5게임을 따내며 반란의 여지를 확실하게 뿌리뽑았다. 김은 7번째 게임에서 모처럼 서브 앤 발리로 포인트를 따내며 한게임을 따라갔으나 애거시는 다음 게임에서 4차례 듀스 접전 끝에 게임과 세트를 따낸 뒤 3세트에서는 내리 6게임을 휩쓸어 게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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