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결제·전자거래·식품배달 등 분야… 2분기에만 수십억 달러 몰려
▶ “새로운 버블시대로 진입” 우려 속 “투자가들 많이 현명해져” 낙관론도
클라우스 호멜스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일부 창업기업들에 투자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스포티파이와 20억달러 가치를 지닌 스웨덴의 온라인 결제기업 클라르나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또 페이스북과 휴가 렌탈 사이트인 에어비앤비 같은 미국 거대 테크 기업들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독일 벤처 캐피탈리스트는 현재 유럽 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있다.
최근 호멜스의 벤처 캐피탈 업체인 레이크스타는 3억5,000만유로, 미화 3억9,800만달러의 새로운 펀드를 성공적으로 모았다고 발표했다. 이 액수는 올 유럽에서 가장 큰 펀드레이징이다. 그가 2013년 미국의 온라인 기업인 해리스와 런던에 본사를 둔 채권거래 소셜네트웍인 알고미 투자를 위해 조성했던 액수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이다.
스위스 츄리히에 살고 있는 올 48세의 호멜스는 새로 조성한 자금 대부분을 새로운 유럽 창업기업들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리고 글로벌 야망을 갖고 있는 미국의 신생기업들에도 일부 투자할 생각이다. 호멜스는 자동차와 에너지 같은 산업들이 점차 새로운 테크 트렌드를 받아들임에 따라 자신은 사람들과 전통적 기업들의 생활 방식을 바꿔주고 있는 신생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호멜스는 “테크놀러지는 우리 일상에 중심적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성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고평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멜스의 펀드레이징은 유럽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일지도 모른다. 우버 같은 기업들이 깜짝 놀랄만한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실리콘밸리처럼 벤처 캐피탈리스트들과 프라이빗 에퀴티 기업들을 비롯한 투자가들은 지금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런 현상의 뒤에는 킹 디지털, 스웨덴의 게임회사 모장, 그리고 독일의 전자상거래 자이언트인 잘란도 같은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현재 가치 10억달러 이상 되는 테크 기업을 이르는 이른바 ‘유니콘’은 총 131개가 있다. 이 가운데는 최근 7,000만달러의 투자를 새롭게 받은 식품배달 업체 딜리버루 같은 유럽 기업들이 있다.
올 2분기에 유럽 벤처 캐피탈 기업들은 총 20억유로를 모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늘어난 액수이다. 이 액수는 미국에서 같은 기간 조성된 129억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유럽의 벤처 투자액은 닷컴 시대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치솟는 평가액과 최고 수준 기술을 둘러싼 과열 입찰 경쟁 등이 그것이다. 또 다시 버블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증시 폭락으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헉스턴 벤처스의 파트너인 후세인 칸지는 “테크 붐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벤처 캐피탈에 편승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올해 말까지 새로운 펀드를 조성할 계획으로 있다. 칸지는 “이런 흐름 속에는 좋은 자본과 나쁜 자본이 섞여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많은 성공적 벤처기업들, 가령 인덱스 벤처스와 액셀 파트너스 같은 기업들이 점차 자금조달 막바지 단계에서 투자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창업기업들의 비즈니스 플랜 전망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 경우 투자 위험은 낮아진다. 하지만 이는 구글의 자회사인 구글 벤처스 같은 기업의 결정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이 기업은 지난해 초창기 테크 기업들에 초점을 맞춘 유럽 펀드 1억달러 조성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1억2,000만달러를 조성한 런던 소재 펠릭스 캐피탈은 패션과 식품, 피트니스 테크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펠릭스 캐피탈의 전직 파트너인 사울 클라인은 런던에 있는 초창기 기업들만 목표로 하고 있다. 베를린에 기반을 둔 두 개의 저명한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시아란 오리어리와 제이슨 위트마이어는 블루 버드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펀드를 위해 1억유로 가까이 모은 상태다. 이 펀드는 대중들이 지리위치 포지셔닝 같은 기술을 좀 더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밝혔다. 블루 버드는 이에 관한 언급을 회피했다.
프랑스 텔리콤 기업인 오렌지의 전직 중역인 스테파니 호스피탈은 “우리는 유럽 벤처 캐피탈에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다 줄 사람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스피탈은 현재 원 래그타임이라는 이름의 펀드 1억유로를 모으고 있다. 그녀는 “우리는 현재 버블 상태가 아니다. 실리콘밸리는 한 때 창업을 위한 유일한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게 어디서나 글로벌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대 시절 할머니가 준 2만달러를 스포츠 용품회사인 퓨마의 기업공개에 투자해 거의 하루 밤사이에 3배로 불리면서 투자에 빠진 호멜스는 유럽 테크 버블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크놀러지가 소수의 웹 기업가들에게만 제한됐던 닷컴 시절과 달리 스마트폰의 사용과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다른 추세들이 대중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리고 최근의 유럽 기업가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테크의 침체가 닥친다면 그것은 무작정 펀드 열풍에 뛰어든 벤처 기업들을 솎아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버블이 터진다 해도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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