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GDP 25% 4조5천억 유동성 확대
▶ 금융위기 탈출 당초 목적 대체로 합격점
FRB가 29일 QE 정책 종료를 선언한 것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해석이다. 재닛 옐렌 FRB 의장이 최근 열린 한 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FRB 양적완화 종료 의미·향후 전망]
미국 경제의 ‘4조5,000억달러짜리 실험’인 양적완화(QE)가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종료된 것은 미국의 위기극복, 경기 회복에 대한 성과이자 하나의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FRB는 2012년 말부터 시작된 QE3를 통해서만 자산을 약 1조7,000억달러 더 늘렸다. 이는 늘어난 액수만큼 시중에 자금을 공급했다는 의미다. QE 종료의미와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미국경제 회복 ‘자신감’이 배경
FRB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개선흐름이 확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월 150억달러 규모인 QE3 정책의 종료를 선언하고 다음 달부터 국채 및 주택담보부 채권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지난 2008년 11월부터 시행된 FRB의 QE 정책은 6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FRB의 자산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에 상당하는 4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처음부터 QE의 목적이 ‘경제 살리기’였던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QE에 ‘낙제’가 아닌 ‘합격’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나온 주요 경제 지표들은 이를 뒷받침한다.
QE3 개시 직전 1%대였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한파와 폭설 등의 악천후로 말미암아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최근 반등해 2분기 4.6%를 기록했다.
새로운 양적완화가 미국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했지만 미국 이외의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012년 9월 기록했던 79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FRB는 QE 종료 결정 배경에 대해 "QE 도입 이후 고용시장 전망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 완전 고용을 향한 진전을 떠받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경제가 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FRB는 고용시장 평가를 이전보다 상향했으며 단기 인플레이션 하락 리스크를 지적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저 인플레이션 기조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언제든지 재개 가능
비록 QE가 종료됐지만 이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언제든 출현할 수 있는 FRB의 통화정책 수단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유용한 정책 도구로서의 개념은 폐기되지 않을것이란 분석이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어둡고 경기 부양을 위한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재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FRB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모니터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제 시장에 맡겨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장과의 의사소통, 도덕적 설득을 통해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게끔 한다는 의미다.
■금리인상 시점은
QE 종료를 계기로 매파의 견해가 일부 수용됐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매파의 견해가 많이 누그러지겠지만 아직 금리 인상 문제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인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향후 이대목을 해석하는 부분이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 내년 2분기 중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시기는 FRB의 수정 경제전망과 각 정책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공개되는데다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까지 열리는 12월은 돼야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 FRB 경기부양책 일지
▲연쇄 금리 인하(2007년 9월) - 기업신용 경색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적 금리인하 행진을 시작.
▲1차 양적완화(QE1·2009년 3월) - 양적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1조4,500억 달러의 채권 매입 결정.
▲2차 양적완화(QE2·2010년 11월) - 경제 회복이 지지부진하자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결정.
▲오퍼레이션 트위스트(2011년 9월) -새로운 경기부양 방안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카드 제시.
▲초저금리 유지 기간 연장(2012년 1월) -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 2014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결정.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2012년 6월) - 연말까지 2,670억 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결정.
▲3차 양적완화(QE3), 초저금리 연장(2012년 9월) - 매달 400억달러의 MBS(모기지 담보 부채권) 매입 결정.
▲QE3 확대 및 실업률·인플레 목표치설정(2012년 12월) - 2013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상당의 국채 추가매입 결정.
▲ 월 850억달러 자산 매입 유지(2013년 1월) - 지난해 초반 7차례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
▲테이퍼링 착수(2013년 12월) - 채권매입액을 750억달러로 축소키로 처음 결정.
▲QE3 단계 축소(2014년 1∼9월) - 올해 첫 여섯 차례 FOMC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100억달러씩 줄임. 또 실업률이 목표치 아래로 떨어지자 이를 없애는 대신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명시.
▲QE 프로그램 종료, ‘상당기간 초저금리’(2014년 10월) - 2008년부터 써온 대표적인 경기부양책인 QE 프로그램의 완전종료 선언. 대신 시장 충격 완화위해 초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유지.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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