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서 사용하는 렌탈 비즈니스가 인기다. LA 바이얼린 샵의 대니 오 대표가 렌탈 악기를 설명하고 있다.

‘비싸게 사지 말고 저렴하게 빌려 쓰자’긴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한인업계에 ‘렌탈 비즈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고가의 제품을 일정가격을 지불하고 대여해 보다 저렴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웨딩드레스, 자동차, 정수기 등 대여가 일반화된 특정 업종에 이어 악기, 사무기기, 셀폰, 한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실속 소비’를 추구하는 한인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업종도 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렌탈 비즈니스의 주요 품목은 한 번에 금액을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고가 상품들이다. 대여를 하면 초기에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재 타운에서 가장 성업 중인 렌탈 비즈니스로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코웨이, 아쿠아라이프, 자이온헬스텍 등에서 수백달러를 호가하는 제품을 30달러 선에서 제공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렌트 고객이 구입 고객보다 훨씬 많다”며 “꼼꼼한 위생관리가 필요하지만 개인이 관리하기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타운 내 악기 전문점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악기 렌탈 서비스로 톡톡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작게는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에 달하는 바이얼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를 월 20~40달러선에서 대여할 수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오케스트라나 밴드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본인의 악기를 장만해 줄 수 있어 부모들에게 특히 인기다.

대니 오 사장은 “닳아서 없어지거나 본인 부주의로 생기는 문제 외에는 무상 관리도 받을 수 있다”며 “렌트하던 악기를 구입할 때에는 그동안 냈던 렌트비를 공제해 주는 혜택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잔스 뮤직센터는 플롯, 클라리넷, 색서폰 등 다양한 악기 대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백투스쿨 시즌에 가장 바쁘지만 최근에는 악기로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성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악기는 색서폰으로 구입 가격은 500~3,000달러 선이지만 한 달에 25달러면 사용할 수 있다.

한복도 최근 렌탈 비즈니스 시장이 커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평소에 잘 입지 않지만 결혼식과 상견례, 돌잔치, 각종 모임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의상이기 때문. 구입가격은 700~2,000달러지만 100~250달러면 한복뿐 아니라 어울리는 신발과 액세서리까지 함께 대여할 수 있다.

조선명주 박영화 사장은 “신랑신부는 새 한복을 맞추고 부모님들은 빌려 입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며 “구입 고객보다 대여 고객이 월등히 높다. 전체 80%가 대여 손님”이라고 말했다.

매번 잉크 교체 가격이 부담스러운 컬러 프린터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다. ‘잉크엔터 닷컴’은 컬러 프린터를 매달 65~70달러에 대여한다. 기기비용 구입 외에 잉크 가격도 아낄 수 있어 컬러 잉크 교체 주기가 짧은 사무실에서 인기가 높다.

고객 전산관리 시스템(POS)도 구입하면 2,500~3,000달러지만 월 60~120달러면 대여가 가능하다. 세금보고 때 경비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줄이고 매장의 서비스 질을 높이려는 자영업자들에게 반응이 좋아 매년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