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테리어 비용 14억→41억원 ‘쑥’…차액 메우려 행안부 예비비 끌어와
▶ 21그램, 설계도·계약서 없이 공사…김건희 등 ‘윗선’ 관여도 수사선상

김대기·윤재순·김오진 [촬영 김주형·류영석·배재만]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전직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관련 부처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피의자들 지시에 따라 대통령 관저와 무관한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예산이 불법 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범죄의 중대성, 증거인멸의 우려, 추가 수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이 전체 비용 규모가 49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대통령실 이전 352억3천만원, 기존 입주기관 이전 118억4천만원, 관저 이전(공관 리모델링) 25억원 등이었다.
관저 이전 관련 예산 중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14억4천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이 낸 견적서에는 약 41억2천만원이 인테리어 비용으로 기재돼있었다. 당초 계획의 3배에 달하는 비용을 제시한 것이다.
예상 공사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검증이나 조정 없이 그대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 과정에서 필요한 계약서나 설계도 등 문서들도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적절한 검증 절차 없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관저에는 일본식 바닥재가 들어간 다다미방, 히노키(편백) 욕조 등의 시설이 추가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늘어난 공사비용을 메우고자 행안부를 압박해 예비비 28억원 상당을 불법적으로 전용·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정공법'을 택하는 경우 예상되는 야당과 언론의 비판을 피하고자 사실상 '돌려막기' 방식으로 차액을 충당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앞서 불법 예산 전용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행안부가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만든 정황도 포착했다. 담당 공무원이 윗선에 "지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인사 조치를 해달라"고 항의한 사실도 파악했다.
지난주에는 김 전 차관과 윤 전 비서관, 김 전 실장을 차례로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 등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열릴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예산 전용 및 공사 업체 선정 등 과정에서 김 여사 등 '윗선'의 관여 여부도 살펴볼 방침이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실제 김 여사는 김태영 21그램 대표의 배우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민중기 특검팀도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해 21그램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김오진 전 비서관과 황모 전 행정관을 구속기소하고 김태영 21그램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당시 김 여사가 21그램의 공사 수주에 관여했는지 살폈으나 구체적인 관련자 진술이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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