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수소 밸류체인 확장
▶ 새만금 태양광단지 잉여전력 활용
▶ 수소로 발전기 돌려 ‘간헐성’ 보완
▶ 정의선 “수소가 에너지 안보 해법”
▶ 울산공장엔 내년까지 9,300억 투입
▶ 수소연료전지 국산화율 90% 달성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소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현대차 장기 비전의 핵심 축”이라며 수소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현대차는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이며 수소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이제는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수소사업 브랜드인 ‘HTWO’를 거론하며 이 브랜드가 “완전한 수소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가 현대차와 한국남동발전의 수소사업 업무협약에 주목하는 것은 정 회장의 이 같은 구상이 현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양 사 협업이 현대차가 자체 생산한 수소로 발전기를 가동하는 형태로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전북 새만금 등에 1조 3000억 원을 투입해 GW급 태양광발전단지를 구축, 전기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즉시 활용하되 잉여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비축해두면 필요할 때 다시 발전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은 날씨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기술이 병행돼야 한다”며 “발전량이 많을 때는 잉여 전력을 저장하고 반대의 경우 저장해둔 전력을 사용하는 수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파트너로 낙점한 남동발전은 GS칼텍스·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일찌감치 수소발전 시장에 진출해 관련 역량을 쌓아온 만큼 현대차의 수소발전 구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남동발전 외에도 복수의 민간 발전사와 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소를 통한 전력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새만금에서 추진 중인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인공지능(AI) 수소시티 사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지역 내에서 소비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중동 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체 에너지원을 확충할수록 단지 내 생산 안정성도 높아진다.
현대차가 새만금에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클러스터 등 전력 소비가 큰 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인 만큼 지역 내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은 필수 조건이다. 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전동화 운송 등에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는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하는 점점 더 중요한 주제가 됐다”면서 “현대차는 수소가 세계의 에너지 과제를 해결할 해법으로서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로서는 발전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수요처 다변화를 통해 수소사업 전반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소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왔지만 아직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넥쏘는 약 5700대로 전체 국내 생산 물량(약 184만 6800대)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수소차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소 활용 시장 자체가 커져야 하지만 충전 시설 등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의 성장세가 더딘 탓이다.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전체 수소사업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수소차 이외 다른 분야로의 사업 외연 확대는 중요한 과제다. 자동차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 사용이 늘수록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9300억 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울산 공장 내에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고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 등을 양산할 계획이다. 수전해기는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물에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현대차는 국산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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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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