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CA·LA필하모닉 협업
▶ ‘엇갈린 랑데부’ 공연 성료
▶ 디즈니홀 5분간 조명 서곡
▶ 오보에·하프 연주자 범주

LA 현대미술관(MOCA)에 전시된 양혜규 작가의 설치미술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 [연합]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양혜규(53)씨와 고 윤이상 작곡가(1917-1995)의 예술 세계가 미 서부 최대 문화 도시 LA에서 만났다. LA 현대미술관(MOCA)과 LA 필하모닉이 손잡고 준비한 대규모 협업 ‘양혜규: 엇갈린 랑데부’(Haegue Yang: Star-Crossed Rendezvou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특별연주회가 10일 저녁 MOCA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관객들은 두 개의 공간을 이동하며 윤이상의 오보에와 하프를 위한 이중협주곡(1977)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두 번 경험했다. 먼저 MOCA에 전시된 양혜규 작가의 설치 미술 ‘윤에 따른 엇갈린 랑데부’를 감상하고, 이어 그랜드 애비뉴 길 건너편의 디즈니 콘서트홀로 이동해 미술에서 음악의 세계로 건너가는 경험을 했다.
이날 LA 필하모닉의 ‘엇갈린 랑데부’ 공연은 서두에 설치미술가 양혜규 작가가 선보이는 ‘조명 서곡’을 배치했다. 공연장이 어둠에 잠기고 멀리서 바람 소리가 들려온 뒤 한 쌍의 조명이 관객석을 빠르게 지나쳐 무대까지 이르렀다가 진자운동을 하듯 되돌아가고, 그사이 가느다랗던 바람에 빗소리까지 겹치면서 폭풍우처럼 몰아쳤다.
약 5분가량 조명과 자연의 소리로만 구성한 이 서곡에서는 한 쌍의 빛이 주인공이었다. 무대에만 조명을 비추는 것이 아니고 관객석 곳곳을 쓸어내리고, 유리창에 비친 빗물 자국처럼 퍼뜨리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의 몰입감을 높였다.
양혜규 작가는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 다른 장르를 어떻게 하나의 테마로 만들까 고민했다”며 “미술을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음악가의 무대는 매너가 또 다르다. 음악을 맞이하는 마음을 준비하자는 의미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LA필하모닉과 지휘자 이얼은 윤이상 작곡가의 ‘오보에와 하프를 위한 이중협주곡’을 선보였다. 오보에와 하프 연주자가 공연 시작 전에는 무대의 양 끝에 서서 독주를 주고받다가 중반 이후에 무대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연주하는 독특한 퍼포먼스를 더했다.
윤 작곡가가 이중협주곡의 모티브로 떠올린 ‘견우와 직녀’ 설화처럼 양극단에 서 있던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을 음악뿐만 아니라 움직임으로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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