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사 10곳 중 4곳 할인
▶ 65%는 금리인하·비용지원
▶ 고금리·셧다운 ‘겹악재’
▶ 이자 하락에 고객들 반응

건설업체들이 모기지 금리인하와 가격 할인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주 내 한 주택 신축 단지 전경. [로이터]
건설업체들이 전례없는 인센티브 전쟁에 돌입했다. 주택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초강도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11월 신규 주택 건설사 중 무려 41%가 가격 인하에 나서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인하 폭은 전월과 동일한 6%, 여기에 65%의 건설사가 모기지 금리 인하나 마감비용 지원 등 추가 혜택까지 제공하며 고객 유치 경쟁이 폭발적으로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건설 업계는 모기지 금리가 팬데믹 전보다는 높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건설업체들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유는 ‘수요 붕괴’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소폭 내려왔지만 금리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25%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3%대에 집을 샀던 소비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은 원리금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관세 충격, 인플레이션, 소비 침체, 또 최근까지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이 맞물리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와 웰스파고가 발표한 11월 주택시장지수는 38로, 전월 대비 소폭 오른 수준이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50 아래에 머물러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부정적’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AHB 회장 버디 휴즈는 “셧다운 장기화와 고용 불안, 인플레이션 우려가 소비자 심리를 짓눌렀다”며 “가격 인하나 금리 보조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많은 구매자들이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심화시키는 변수였다. 지난 10월 이후 국가 공식 경제 데이터가 멈추며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됐고, 소비자들은 ‘지금이 집을 살 타이밍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지난주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며 정부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지표의 발표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택 건설 전망도 흐리다.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디츠는 “노동시장의 약화와 소비자의 재정 부담 증가가 수요 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2025년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지난해 100만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6년에는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만이 존재한다.
특히 건설경기의 후행지표로 자주 거론되는 홈디포의 최근 실적 발표가 심상치 않다. 홈디포는 2025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414억달러, 전년 대비 2.8% 증가했음에도 비교점포 기준 매출은 불과 0.2% 상승, 순이익은 예상치에 못 미친 36억달러(주당 3.62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소비자들이 큰 규모의 주택개선 프로젝트를 계속 보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디포 최고경영자(CEO) 테드 데커는 “소비자 불확실성과 주택시장 압박이 주거개선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업체들은 수요붕괴의 파고를 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 든 상황”이라며 “가격 인하, 금리 인하, 마감 비용 지원, 업그레이드 무상제공 등 각종 인센티브가 남발되는 지금의 상황은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얼마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요구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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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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