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렌트 모두 상승
▶ 임금 증가보다 더 높아
▶ 44%는 생활습관 ‘희생’
▶ 휴가·외식·치료 등 포기
높은 주거 비용과 생활비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은 아이를 갖는 것을 미루거나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등 큰 가족 희생을 하고 있다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의 거의 절반이 주거비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이들이 감당하기 위해 감수하고 있는 가족 관련 변화와 희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는 연인과 함께 살기로 결정하고, 일부는 이혼을 미루거나 심지어 이혼한 전 배우자와 계속 함께 사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부동산 전문 매체 레드핀이 최근 미국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 및 임차인의 44.4%가 임대료나 모기지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한 가장 흔한 희생은 외식이나 휴가를 줄이는 등의 비교적 낮은 수준의 변화였지만, 일부는 아이를 갖는 것을 미루거나 이혼을 연기하는 등 중대한 가족 관련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미국민들이 갈수록 치솟는 주거비를 감당하기 위해 감수하는 고통의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인들은 외식이나 휴가를 줄이는 등 일상적인 생활 방식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거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 중 41%는 외식을 줄였고, 34.6%는 휴가를 아예 가지 않거나 줄였다고 답했다.
주거비 마련에 고통을 받는 미국민 중 20명 중 1명(6.4%)은 부모님 집으로 이사했고, 6.2%는 다른 가족과 함께 거주한다. 5.7%는 룸메이트와 함께, 2.8%는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거주한다.
연애 관계에서도 주거비 때문에 변화가 일어난다. 응답자의 5.3%는 연인과 함께 살게 되었고, 반대로 2.8%는 이혼이나 별거를 연기했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이혼 부부는 3% 미만의 낮은 모기지 금리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경우도 늘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한 배우자가 이사를 나가지 못하고 이혼 부부가 룸메이트처럼 함께 사는 것이다. 또 응답자 중 4%는 주거비 때문에 아이를 갖는 것을 미루거나 포기했고, 4.4%는 자녀의 대학 교육 자금을 줄이거나 없앴다. 4.6%는 주거비 부담 때문에 반려동물을 포기했다.
19.8%는 연장 또는 야간 근무 선택으로 수당 소득을 보탰고 19.5%는 가까운 지인에게 돈을 빌려 급하게 충당했다고 답했다. 돈을 빌린 사람 중에서는 19.5%가 일정 기간 후 상환하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16%는 상환 약속 없이 받은 돈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자신이 가진 물건을 팔거나(16.6%), 식사를 거른다(15.2%), 병원 방문 또는 의료 중단(14.8%), 은퇴 비용 조기 인출(13.2%) 등도 두 자릿수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몇 년 소득은 증가했지만, 주택 가격이 훨씬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 주택 중간 매매가는 40% 이상 상승했고, 모기지 금리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중간 렌트 또한 22% 이상 상승했다.
레드핀 에이전트 맷 퍼디는 “요즘 집을 살 때 거의 대부분 두 사람의 소득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부분 커플이 함께 집을 사며, 두 사람의 소득으로 대출을 받는다”며 “심지어 어떤 고객들은 룸메이트와 공동 소유를 고려하고 있다.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지분을 쌓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급여를 토대로 내 집을 마련하고 풍족한 생활과 휴가를 즐기며 노후를 준비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멀어지는 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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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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