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년 89세…미남 스타로 상업적 성공 후 감독으로도 수작 남겨
▶ 생전 트럼프에 반대 목소리…트럼프는 고인에 “위대했다” 평가

로버트 레드퍼드[로이터]
할리우드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별세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향년 89세.
NYT는 홍보회사 로저스&코완 PMK의 최고경영자(CEO) 신디 버거를 인용, 레드퍼드가 유타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버거는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1936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콜로라도대학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관료주의적인 학교 문화에 불만을 품고 중퇴했고, 유럽에서 미술을 공부한 시간을 거쳐 배우의 길에 발을 들였다.
할리우드에서 배우이자 감독으로 오랫동안 활약한 레드퍼드는 '위대한 개츠비', '내일을 향해 쏴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콘돌',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팅', '내츄럴', '업 클로즈 앤 퍼스널'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아웃오브아프리카'(1985), '맨발의 공원'(1967), '추억'(The Way We Were·1973) 등에서 메릴 스트리프, 제인 폰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당대의 유명 여배우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했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대표적 할리우드 미남 스타 중 한 명이었던 그는 배우로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은 물론 감독으로서 진중한 작품세계를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0대에 들어 감독 활동을 병행한 그는 미국 중상류층 가정의 해체를 다룬 감독 데뷔작 '보통 사람들'(1980년)로 1981년 오스카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몬태나주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한 개신교 목사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1992년 연출작 '흐르는 강물처럼'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회자하는 1990년대 할리우드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1950년대 미국 사회를 뒤흔든 퀴즈쇼 조작극을 다룬 1994년작 '퀴즈쇼'는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영화계에 남긴 업적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선댄스 영화제 창립자이자 이사로서 독립영화 운동을 장려한 것이다.
레드퍼드가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맡은 배역인 실존 인물 '선댄스 키드'에서 이름을 딴 이 영화제는 할리우드 시스템 바깥에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이 됐다.
1989년 선댄스에서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스티븐 소더버그, 쿠엔틴 타란티노, 제임스 완, 데이비드 O. 러셀, 대런 아로노프스키, 클로이 자오 등이 선댄스 출신이다.
이런 기여를 인정받아 고인은 2002년에 오스카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영화인으로서뿐 아니라 환경운동가로도 널리 알려진 레드퍼드는 생전 약 30년간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이사로 활동했고,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한편, 레드퍼드는 2020년 언론 기고를 통해 당시 대통령직 연임을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연임하면 독재 정치로의 추락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고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가 위대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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