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워싱턴DC 연방법원서 시작…향후 2주간 공방·저커버그도 증인
▶ 재판 결과 따라 메타, 인스타·왓츠앱 매각해야 할 수도

메타 로고[로이터]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운명을 가를 반독점 소송이 14일 시작됐다.
이번 재판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셜미디어(SNS) 왕국인 메타의 인스타그램(2012년) 및 왓츠앱(2014년) 인수가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독점 행위라며 지난 2020년 처음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FTC 측은 메타의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가 '인수하거나 매장하기'(buy-or-bury) 전략의 하나였다며 이 인수를 통해 메타의 권력은 집중됐고 소비자들은 선택지를 빼앗기고 경쟁은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인수하거나 매장하기' 전략은 경쟁이 심화하기 전에 인수를 통해 경쟁을 없애거나, 인수가 안 될 경우 경쟁 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FTC 측 대니얼 매더슨 변호사는 모두 진술에서 "100년 넘게 미국의 공공 정책은 기업들이 성공하고 싶다면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메타가 그 약속을 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는 경쟁이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고, 경쟁 대신 경쟁자를 인수하는 편이 더 낫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구글이 왓츠앱 인수를 검토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메타가 왓츠앱을 인수했고, 2013년에는 스냅을 6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고도 덧붙였다.
FTC 측은 2012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스타그램 인수를 "경쟁자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언급한 이메일 등 경쟁을 피하기 위한 인수임을 나타내는 증거를 향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현재 틱톡, 스냅챗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FTC가 10년 이상 전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를 승인해 놓고 지금 와서 이를 되돌리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타 측 변호사 마크 한센은 "FTC의 이번 소송은 사실과도 법과도 맞지 않는다"며 "앞으로 FTC의 모든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FTC는 SNS의 과거 소셜 기능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앱 이용 방식이 크게 변해 현재 메타 사용자 중 20% 만이 그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용자들은 이제 친구·가족과 소통보다 동영상 시청 등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향후 재판은 약 두 달간 진행되며, 저커버그 CEO와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등 메타 전현직 경영진의 법정 증언도 예정돼 있다.
이날 법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도 나와 양측의 진술을 들었다.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반면, 메타의 핵심 앱인 페이스북은 성장세가 멈췄다.
이번 재판은 저커버그가 지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 측근의 이사 임명, 취임식 기부, 소송 합의 등 '친트럼프' 행보를 보여오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다만, 이번 재판은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62) 판사가 맡고 있으며, 그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강제 추방 시도를 기각하며 주목받은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보스버그 판사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적자 약 300명을 범죄조직원으로 규정해 추방하면서 18세기에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을 적용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일이자, 법률의 확장 사용"이라고 지적하고, 추방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