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2,500여 명 분석
▶ ‘그릿’ 점수 높을수록 불면증 비율↓
▶ 4.5점 이상인 집단은 불면증 0%
성인 3명 중 1명은 불면증에 시달린다. 잠에 들더라도 자주 깨 수면의 질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이를 계속 둘 경우 정신질환이나 심장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위험을 부를 수 있다.
과거 불면증 치료는 수면제 같은 약물 처방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약물 치료에 앞서 수면을 방해하는 생각과 행동, 습관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우선하는 추세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고, 의존성과 내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면증을 앓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세계수면의학회 공식 학술지(Sleep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흥미로운 답을 제시했다.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끈기와 열정을 뜻하는 심리학적 특성인 ‘그릿(Grit)'이 강할수록 불면증 발병률과 중증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김재림 교수 공동연구진은 ‘한국인 수면·두통 연구 설문'으로 수집한 2,500여 명의 데이터를 회귀 분석해 이 같은 연관성을 밝혔다고 25일 밝혔다.
그릿은 근성과 끈기, 대담성, 회복 탄력성, 야망, 성취욕, 성실성 등의 심리 요소로 구성돼 있으며 그릿 점수가 높을수록 좌절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갖고 계속 노력을 이어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평균 그릿 점수는 3.27점(5점 만점)이었고, 1.5점 이상 2.0점 미만인 최하 구간의 불면증 호소 비율은 75% 안팎이었다.
반면 그릿 점수가 3.5점 이상인 구간에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불면증 비율이 낮아졌다. 3.5점 이상 4.0점 미만에서는 해당 비율이 9.3%였고, 4.0점 이상 4.5점 미만에서는 8.5%로 나타났다. 4.5점 이상인 구간에서는 불면증 호소 비율이 0%였다.
그릿 점수는 불면증의 중증도와는 반비례했다. 그릿 점수가 1점 증가할 때마다 불면증을 호소할 확률이 60% 감소하고 수면의 질 저하를 겪을 확률도 45%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창호 교수는 “그릿은 우울증 등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 완충작용을 하고, 압박·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력을 강화해 불면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면증 치료 시 환자의 그릿을 평가하고, 이를 높일 수 있는 치료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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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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