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차차기’로 밴스 미는 도널드 주니어의 대항마 싹 자르기”
▶ 미국의 글로벌 역할·동맹 중시하는 인사 배격 신호탄 일수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과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배제를 공개 천명한 배경이 워싱턴 정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은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인에 대한 배제 방침을 굳이 밝힌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헤일리 전 대사와 함께 '입각 배제 대상'으로 분류된 사실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가장 늦게까지 레이스에 남아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공세의 날을 세웠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폼페이오 전 장관이 배제된 것은 궁금증을 키웠다.
폼페이오가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잇달아 맡았던 '트럼프의 황태자'였던데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독자 출마를 한때 검토했다가 뜻을 접은 채 트럼프 선거운동을 도왔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7월 트럼프 당선인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 때 찬조 연설을 했고, 대선 전날인 지난 4일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유세 때도 찬조연설자로 나섰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온라인판에 실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2기의 최고 실세로 등장한 트럼프 장남 도널드 주니어의 'JD 밴스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거론했다.
WSJ은 "폼페이오 배제는 트럼프 세계의 막후에서 벌어지는 위계질서 변화에 비춰보면 더 이해가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SJ은 도널드 주니어와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 등이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가 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그를 '트럼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밴스의 '킹메이커'를 자청하고 나선 도널드 주니어 등이 밴스에 맞서 2028년 대선에 도전할 만한 중량급 인사의 2기 트럼프 내각 진입을 막으려 한 것이 이번에 느닷없는 '폼페이오 배제' 발표로 나타났다고 WSJ은 진단했다.
WSJ은 또 폼페이오 전 장관과 헤일리 전 대사 배제는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추진 방향을 예상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고 짚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이나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태평양 동맹 등을 포함해 세계에서 미국의 강고한 리더십을 여전히 믿는 인물인 반면 도널드 주니어와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미국이 이런 역할 중 일부에서 발을 빼길 원한다는 점에 WSJ은 주목했다.
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추종자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폼페이오 배제' 운동은 훌륭하지만 충분치 않다. 지금 우리는 모든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전쟁 매파들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쓰자 도널드 주니어는 그것을 퍼나르면서 "100%, 100%, 100% 동의한다"고 적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좋은 국방장관감일 수 있었던 폼페이오가 배제된 것이나, 아칸소주의 '국방 매파' 톰 코튼이 입각하지 않고 상원에 남겠다고 밝힌 것은 트럼프 외교정책에 순조로운 신호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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