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행사 이틀 앞두고 ‘LGBTQ 인권’ 상징 장소 찾아 지지 호소
▶ 뉴욕주지사 등 정치인도 행렬 참여…‘親팔’ 시위대 도로점거에 행진 일시중단
30일 성소수자(LGBTQ+) 인권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퍼레이드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성소수자 행진에선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면서 행진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ABC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인 '뉴욕 프라이드 행진'에는 이날 2만5천여 명이 동참했고, 행렬을 보려는 관람객도 약 250만명 모였다고 주최 측은 추산했다.
뉴욕 프라이드 행진은 지난 1969년 6월 경찰이 성소수자들이 많이 모이던 뉴욕 맨해튼의 '스톤월인' 바에 들이닥쳐 성소수자들을 대거 체포한 것에 항의해 대규모 항의 시위인 '스톤월 항쟁'이 열린 것을 기념해 처음 열렸다.
이후 스톤월인은 성소수자 인권의 상징이 됐고, 해마다 6월 말이면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성소수자들의 '프라이드 행진' 행사가 열려왔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8일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의 옛 스톤월인 자리 일부에 세워진 스톤월 국립기념물 방문자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성소수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뉴욕주 의회의 역사명 개정 입법에 따라 같은 날 스톤월인 자리 인근 지하철역의 명칭을 '크리스토퍼 스트리트-스톤월 역'으로 바꿨다.
올해 행사에는 많은 행진 참가자가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다수 행진 차량에 성소수자들의 '무지개 깃발' 외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내걸렸고, 일부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전통 복식인 체크무늬 천(카피예)을 둘렀다.
맨해튼 5번가를 출발한 퍼레이드 행렬이 스톤월 국립기념물 인근에 도착할 무렵 10여명의 친(親)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앉아 경찰이 강제 해산할 때까지 약 30분간 행진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다수 군중이 시위대에 동조해 '팔레스타인 해방'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이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산드라 페레즈 뉴욕 프라이드 집행국장은 ABC 뉴스에 "올해 프라이드 행사에선 확실히 시위가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프라이드 행사 역시 시위에서 태어났다"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를 비롯해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등 뉴욕주 주요 인사들이 행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시카고에서도 수만 명이 도심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시카고의 경우 시 당국이 안전 및 교통 우려를 반영해 행진 경로를 단축하고, 퍼레이드 참여 차량 수를 기존 199대에서 150대로 축소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국은 성소수자 행사를 앞두고 해외 테러리스트 조직들이 성소수자들을 표적으로 삼을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 행사가 열리는 각 도시에서 경찰이 경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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