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여성 단독 산행
▶실종 1주일만에 시신으로
▶ 빙판길 위험한 곳 많아
▶조난사례·인명사고 잇따라
한인들도 많이 찾는 마운트 볼디에서 또 겨울산 산행 중 조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궂은 날씨로 폭설이 내리고 눈이 얼어 빙판길이 생성되면서 조난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겨울 산행을 즐기는 한인 등산객들에게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4일 마운트 볼디로 단독 산행에 나섰다 실종된 엘몬테 출신의 중국계 여성 라이페이 후앙(22)의 시신이 지난 11일 발견됐다. 후앙은 4일 오후 2시께 샌가브리엘 산악 지역으로 산행에 나섰다가 약 2시간 뒤인 오후 4시께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셰리프국은 자정 직전에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5일 새벽 2시 30분께부터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6일 폭설이 내리고 눈사태 위험이 높아지면서 수색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수색작업은 지난 7일 재개됐지만 후앙의 흔적을 찾고 있지 못하던 가운데 10일 산림관리국은 산악지역에서 드론을 조종하던 등산객으로부터 샌안토니오 크릭 폭포 근처에서 후앙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국은 해당 지역으로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산세가 험해 후앙의 시신이 있는 곳에는 당도하지 못했다. 11일 오전 7시45분께 셰리프국은 구조 헬기를 띄워 후앙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에 앞서 마운트 볼디에서는 지난 4일에는 3명의 등산객이 폭설로 인해 조난당했다가 다음날인 5일 구조됐다. 시에라 마드레 구조팀과 LA카운티 셰리프국(LASD)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3명의 등산객이 베어 캐년 트레일 약 8,000피트 고도에서 폭설로 인해 조난됐다. 그러나 등산객들은 구조팀과 계속해서 연락을 유지했으며 구조팀은 그들에게 하산 시도를 중지하고 밤새 안전한 곳에서 대피해 있으라고 지시했다.
다음날인 5일 8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은 약 1시간동안 4마일을 등반해 등산객들을 발견했다. 등산객들은 칼토포(CalTopo)라는 위치 추적 앱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위치를 구조팀에게 알렸다. 등산객들은 시속 50마일에 달하는 바람을 막기 위해 바위 사이로 대피해 그들이 가져온 텐트와 침낭으로 밤새 40도까지 내려간 마운트 볼디의 추위를 이겨냈다.
LA와 가까워 한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마운트 볼디는 접근성에 비해 산세가 험해 잇따른 조난사고가 발생하며 등산객 실종과 사망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매년 100건 이상의 구조와 10건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작년 1월에는 70대 한인 정진택씨가 단독산행에 나섰다 58시간 만에 구조되고, 배우 줄리언 샌즈가 실종된 지 6개월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겨울 산행의 경우 눈과 얼음으로 덮인 위험한 트레일이 많고 언제 기후가 급변할지 몰라 조난 위험이 크다. 특히 한인들이 즐겨 찾는 마운트 볼디를 포함한 산악지대 곳곳은 최근 내린 눈이 녹았다 어는 과정을 반복해 빙판길과 마찬가지의 상태이므로 등산객들이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인 산악회 관계자들은 겨울 산행의 경우 장비를 더욱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주열린산악회의 서동석 팀장은 “산은 어떤 산이든 항상 위험을 품고 있다”며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겨울 등반이고 아마추어라면 안전한 장비는 필수”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저지대에서는 눈이 녹아 없었다가도 고도가 높아지며 눈이 얼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등산스틱(트래킹 폴)과 등산화 밑창에 부착하는 스파이크 크램폰은 겨울산행에서 꼭 갖추어야 할 기본 장비”라고 말했다. 또한 서팀장은 “길이 아닌 곳으로 가면 무조건 사고가 난다”며 “등반 중 눈이 내릴 경우 등반로가 보이지 않아 이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즉시 뒤돌아서 하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무리한 산행은 피할 것 ▲조난사고를 대비해 가방에 최소 하루치 식량을 챙길 것 ▲겨울산행 경험이 많은 등산가와 동행할 것 ▲단독등반이 아닌 반드시 그룹으로 움직이며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경로를 미리 알릴 것 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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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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