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시장 개척 물밑경쟁
▶ 배달 등 소비시장 영역 확대 가능, HD현대 단거리 배송로봇 연구…두산, 자율주행 기업 인수 추진
한화는 내달 로보틱스부문 분사, 무인운반차·협동로봇 시너지 노려
로봇 대중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주요 로봇 기업들이 멈춰서 작업하는 협동로봇 상용화에 이어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반 모바일로봇을 미래 로봇 시장으로 점찍고 물밑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두산 로보틱스·한화 로보틱스 등 선두 로봇 기업들은 각자 모바일로봇에 대한 청사진을 갖고 기계공학 중심 로봇 사업에서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HD현대로보틱스는 자율주행, AI 기반 인지 기술, 멀티 제어, 원격 관제 기술 등 IT 분야 연구개발(R&D)에 본격 착수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자동차 조립용 산업로봇이 주력 사업부였지만 최근 서빙로봇·방역로봇 등 자율주행이 기반이 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IT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서빙·방역로봇 외에도 궁극적으로는 단거리 배송로봇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서 배달 음식을 나르는 모바일 로봇도 수년 후 나올 예정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자율주행을 하는 동안 진동을 대폭 줄인 서빙로봇 연구에 속도가 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본체와 음식을 놓는 선반 사이에 진동 흡수 부재를 써 진동을 음식에 전달되지 않게 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로보틱스 측은 “이 모바일로봇은 일반 도로를 (자율)주행하며 음식을 배달할 수 있고 정해진 목적지에 물건을 배달하는 로봇도 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협동로봇 1위 두산로보틱스도 협동로봇 다음 단계로 모바일로봇을 낙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자율주행 기반 모바일로봇 시장 진입을 단기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연말 기업공개(IPO)로 공모한 자금 중 일부를 자율주행 로봇 기업 인수에 쓴다는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의 한 관계자는 “협동로봇이 각종 공장이나 창고에서 물류 자동화에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멈춰 있는 협동로봇에 이동성을 추가해 협동로봇 활용처를 확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기계 중심 연구에서 비전 AI 등 소프트웨어 사업화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10월 출범 예정인 한화로보틱스도 모바일로봇에 힘을 주고 있다. 한화모멘텀 내 공장자동화 사업부에 속해 있던 한화로보틱스는 시존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량(AGV) 사업에 대한 시너지를 내 2026년에는 자율주행 기반 건물 관리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초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기존 협동로봇에서 나아가 자율주행 기반 서빙로봇 상용화를 올해 안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용이나 협동로봇은 특정 공정에 고정돼 사용된다는 공간의 한계가 명확하다”며 “반면 움직이는 모바일로봇은 적용 공간이 확대되면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크게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로봇이나 협동로봇처럼 한곳에 고정돼 팔만 움직이는 로봇을 생산하던 기업들이 움직이는 모바일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AI나 비전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협동로봇이 공정 자동화 등 생산 중심 로봇이었다면 모바일로봇은 이에 더해 배달·서빙과 같은 소비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IT 인프라 저변이 우수한 것도 모바일로봇 개발이 빨라지는 이유다. 산업로봇이나 협동로봇 분야는 독일이나 일본처럼 정밀 기술 분야가 우수한 국가들이 산업을 선도했지만 모바일로봇은 비전·AI와 같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해 주요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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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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