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베테랑 판사가 아랍계 남성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사 직무에서 해임됐다.
30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법원은 전날부로 관내 형사법원의 윌리엄 훅스 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팀 에반스 쿡 카운티 법원장은 "사법부의 청렴성·공정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효력은 즉시 발생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시카고의 아랍계 남성 변호사 매트 파쿠리가 이달 초 법원에 훅스 판사 제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낸 것과 관련해 내려졌다.
파쿠리 변호사는 청원서에서 훅스 판사가 지난 1월 법원서 열린 검사들과의 회의 도중 가정폭력 혐의를 받는 아랍계 미국인 남성에 대해 편견을 드러내며 "중동 출신 남성들은 가부장적이며 가학적"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별도 청원서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훅스 판사는 회의에 참석했던 검사들에게 연락해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들을 물었다"며 "부적절한 접촉이며 증인에 대한 간섭이자 증언 조작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판사가 사건 당사자 일방이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일방과 논의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있다"고 부연했다.
파쿠리 변호사는 훅스 판사가 당시 검사들에게 자신의 군 복무 경험을 언급하며 "가학적인 중동 남자들은 쏘아 죽여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면서 회의에 참석했던 검사들 중 한 사람이 자신에게 연락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훅스 판사를 "비윤리적이고 인종차별적이며 무례하다"고 비난하며 아랍계인 자신과 자신의 의뢰인에게 공정하고 치우침 없는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29일 쿡 카운티 법원 집행위원회는 사법조사위원회에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고 훅스 판사를 직무에서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훅스 판사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실제 내가 그런 말을 했다면 누구라도 그 기억을 내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당시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돼 녹취록 또는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피고인 라이언 토머스(26)는 작년 6월 4건의 가정폭력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으며 훅스 판사가 재판을 주재하도록 되어있었다.
훅스 판사는 변호사를 거쳐 2008년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판사가 됐고 작년 선거에서 66.3% 지지율을 얻으며 연임에 성공, 2028년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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