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대법 6 대 3 ‘소수인종 우대제’ 폐지, 성적 좋은 아시아계·백인 역차별 받아와
▶ 입학사정서 인종다양성 고려 제한 큰 파장

29일 연방 대법원의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판결이 나오자 대법원 앞에서 소수계 우대제 폐지 시위를 벌이던 이시아계 학부모 등 시위대가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대학 입학에서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연방 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민권운동의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 폐지에 이어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하는 이번 정책에 제한을 가하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연방 대법원은 29일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각 6대3과 6대2로 위헌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연방 대법원이 지난 1978년 이후 40여년간 유지해온 어퍼머티브 액션 합헌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왔다”면서 “우리 헌정사는 그런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수십 년 선례와 중대한 진전에 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60년대 초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연방정부와 계약한 업체가 직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인종과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각 대학에도 소수인종 우대 입학정책이 도입됐다.
그러나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신보다 성적이 낮은 소수인종 경쟁자에게 밀려나는 현실에 대한 백인 학생들의 불만도 확산했다. 또한 높은 교육열 때문에 성적이 좋은 아시아계 학생들은 소수 인종이면서도 입학사정 시 역차별을 받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한 도전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1996년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주민투표 등을 통해 주헌법을 개정해 입학 사정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을 금지하는 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 애리조나,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뉴햄프셔, 아이다호 등 9개 주가 주립대에서 인종에 따른 입학 우대 정책을 금지한 상태다.
이번 판결로 인해 앞으로 미국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 시 더이상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적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대학 내 인종 다양성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판결이 “수십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법원이 판결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대학 교육에서 미국의 가치인 다양성과 기회를 보장할 방법을 마련할 것을 교육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해 훌륭한 날”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능력에 기반을 둔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게 옳은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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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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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들은 그동안 대학입학에서 그림자같은 인종이었다. 흑인과 라티노들에게 혜택을 주다보니 아시안들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경쟁을 해야 했고 부당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이제라도 바로 잡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