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차장·세탁소·여행업계 수요 감소·스케줄 차질
▶ 식당들 뜨거운 국밥 ‘불티’, 난방제품 수요는 여전해

올해 들어 남가주 지역을 강타한 역대급 폭우로 인해 세차 업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이다. [로이터]
봄 시즌이 다가왔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비폭풍이 3월에 들어서도 지속되면서 길고 지루한 비 때문에 한인 업계가 울고 또 웃고 있다.
연일 비 소식에 고객의 발길이 줄어든 업종의 업주 얼굴엔 먹구름이 낀 반면 비가 오고 흐린 날씨에 기온도 떨어지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종의 업주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NBC4 뉴스에 따르면 이번 3월에 들어서 지난 14일까지 LA 다운타운에 내린 강우량은 3.15인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 3월 1달 평균 강우량인 2.23인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그만큼 비가 내린 날이 많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이번 주말부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해 다음 주 초반까지 이어진다는 예보가 나온 상황이다.
잦은 비에 당장 매출 타격을 보고 있는 곳이 세차장이다. 매주 비가 내리다 보니 다들 돈을 들여 세차라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길 선상에 있는 한 세차장의 한인 업주는 “지난 1~2월에도 비가 오는 날이 많은 데다 이번 달에 들어서도 비가 오지 않은 날도 흐린 날씨에 세차장을 찾는 고객이 적어 일손을 놓고 있는 날이 더 많다”며 “평소 하루 평균 60~70대 가량 손세차 수요가 있었는데 지금은 개점휴업 상태라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도 잦은 비에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봄 시즌으로 접어들었지만 낮은 기온이 지속되면서 겨울 옷 세탁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패사디나에 위치한 한 세탁소의 한인 업주는 “겨울 옷 세탁물로 소위 ‘봄일’ 특수가 있었는데 아직 늦어지고 있다”며 “팬데믹 이전의 90% 정도 회복된 매출이 다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운영비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인 업주들도 비 폭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의 속성상 비는 일종의 상극과도 같은 존재다. 공사 중인 건물에 빗물이 들이치면 이는 곧 추가 비용 상승과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지반 공사로 파 놓은 웅덩이에 빗물이 고이면 작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며 “이미 지어진 건물에 빗물이 스며들어 발생하는 문제를 놓고 건물주와 책임 소재를 놓고 다투는 일도 벌어진다”고 전했다.
한인 여행업체들도 잦은 비가 반갑지만은 않다. 인기 관광지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폐쇄 조치는 여전한 데다 3월부터 시작되는 로컬 꽃 관광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매주 비 소식이 있다 보니 로컬 꽃 관광 문의 전화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비와 한파로 특수를 누리는 업소들도 있다.
이와는 달리 설렁탕과 육개장과 같은 뜨거운 국물 요리를 판매하는 한인 식당들은 매출 상승에 활기를 띠고 있다. 올림픽길의 한 설렁탕 전문 식당의 업주는 “잦은 비에 기온도 낮아지면서 국물 요리를 찾는 고객 발길이 늘어 평소에 비해 20~30% 매출이 늘었다”며 “가뭄 해소와 매출 상승을 생각하면 비가 조금 더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건설업종이지만 지붕 수리업체들도 대박을 치고 있다. 폭우에 빗물이 새는 주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붕 수리를 요청하면 1~2달 이후에나 공사가 가능할 정도로 수요가 폭주하고 있다는 게 관련 업체 업주들의 말이다.
겨울 난방용품을 판매하는 업소들도 호황을 유지하고 있다. 김스전기 측은 “비가 계속 오고 추운 겨울 날씨가 지속되면서 난방용품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이불과 전기장판, 히터 등 제품들 판매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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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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