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정치권, SVB 사태 진단도 ‘정파적’…금융규제 강화 난망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금융규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법제화까지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민주당과 공화당이 SVB 파산 사태의 원인 진단에서부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은 느슨한 금융규제가 SVB 파산사태를 불렀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완화된 금융 규제를 언급하면서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8년 의회가 은행의 건전성을 심사하는 스트레스테스트를 매년 받아야 하는 자산규모를 500억 달러에서 2천500억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SVB도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 같은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은행 경영진의 경영 실패와 함께 정부의 과다한 재정지출이 SVB 파산의 원인이 됐다는 입장이다.
과다한 재정지출이 부른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 SVB 파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인 공화당 앤디 바 의원은 "SVB 파산은 경영진의 문제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부른 민주당 정부의 정책과 감독기관의 실패도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의회가 새로운 금융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내년 예산과 관련해 지출 삭감을 주장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공화당으로선 정부의 과다한 지출을 최대한 부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이미 상한에 다다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에 대해서도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SVB 경영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규제가 부족해 경영진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취지보다는 경영진 자체의 무능과 도덕성 부족에 무게를 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여야가 의회에서 금융규제 강화 법안에 합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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