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은행들 주가 대폭 하락 뱅크런 전이 우려 남아 있어
▶ 한인은행들은 상대적 선방 투자자들‘매수 기회’로 삼아

연방정부가 지난 10일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에 대한 예금전액 보호 등 고객 보호조치를 발표하면서 13일 고객들이 은행에 대거 몰려 기금을 인출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 정부의 긴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리저널·커뮤니티 은행들을 중심으로 불안이 가중되면서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한인 은행들도 예외 없이 주가가 폭락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3일 나스닥 시장에 따르면 이날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8% 폭락한 31.2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해당 은행은 지난 10일 뱅크런으로 문을 닫은 SVB와 같이 실리콘밸리에 기반한 은행이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 이 은행 역시 파산할 수 있다는 공포에 대량 매도세가 나타난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외에도 팩웨스트뱅콥(-21.05%), 피프스써드뱅콥(-13.57%) 등 주가가 크게 하락한 지역 거점 은행들이 속출했다. SVB 파산 여파가 이날도 미국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연방 정부가 나서 금융 시스템의 안전성을 장담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덜지는 못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SVB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며 “당신의 예금은 안전하다”고 거듭 밝혔다. SVB 외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뱅크런은 돈을 날릴 지 모른다는 고객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것인 만큼 이를 진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금융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기준 금리를 대폭 올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의 강경한 긴축이 장기 국채를 대량 보유한 SVB의 파산에 영향을 줬음을 고려하면 다른 은행들도 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와 관련해 CNBC와 인터뷰한 UBS의 솔리타 마르첼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은행은 예금자, 투자자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에 이것이 깨져버렸다”며 “다른 은행들이 유사한 우려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인 은행들도 이번 금융시스템 불안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선두 한인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 호프뱅콥 주가는 나스닥 시장에서 무려 8.39%가 하락한 10.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뱅크오브호프 주가가 11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뱅크오브호프 외 한미은행(-6.62%), PCB(-6.30%), 오픈뱅크(-7.15%)도 모두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다만 한인 은행들의 주가 하락세는 다른 중소형 은행들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웨스트뱅크의 경우 이날 주가가 17.37% 하락하는 등 더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 안전성이 높은 은행들의 경우 이번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 씨티는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며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이날 주가가 20% 넘게 폭락한 팩웨스트뱅콥의 경우 내부자들이 주식을 2만 2,500주 매수하면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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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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