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거의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대형 녹지공간인 ‘윌셔 잔디광장’이 LA시의 역사-문화 기념물로 공식 지정됐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한인타운 주민들의 청원으로 시작됐던 이 광장의 기념물 지정이 LA 시의회를 통과해 최근 시정부가 공식 공표한 사실이 LA시 도시계획국 문서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공식명칭이 ‘리버티 공원’인 이 공간은 그 옆에 우뚝 선 베네피셜 플라자 빌딩과 함께 역사적 가치 보존을 위해 철거되거나 재개발, 또는 시설물 등을 지울 수 없게 된다. 구체적으로 공원을 없애거나 폐쇄하는 등 공원의 성격을 바꾸는 일 자체가 금지된 것이다.
당초 이곳은 이 부지와 건물 소유주인 ‘제이미슨 서비스’가 지난 2016년 공원 부지에 36층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신축하는 내용의 개발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논란이 일었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개발 반대 모임인 ‘세이브 리버티팍’을 결성하고 이곳을 역사-문화 보존지로 지정해달라는 청원 운동을 벌여왔다.
LA 한인타운은 요즘 K-문화의 인기 속에 주류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핫 플레이스’이지만, 극심한 녹지 부족으로 인해 이곳에 직장이나 삶의 터를 잡고 있는 주민들에게 삭막하고 답답함을 안겨주는 지역인 것도 사실이다. 한인타운 내 거주민 1인당 녹지는 1,000명당 0.07에이커로, 최소 필요 부지 1,000명당 3에이커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들이 ‘윌셔 잔디광장’이라 부르는 리버티 팍은 한인타운 중심, 윌셔 블러버드 선상의 푸른 녹지에 거대한 나무들이 그늘을 제공하고 있어 도심 속에 숨통을 틔워주는 휴식처가 되어왔다. 때때로 중요한 야외행사가 벌어지기도 해 월드컵 응원의 붉은 함성이 울려 퍼지기도 했고, 지난달에는 대형 뮤지엄인 게티 센터가 ‘개관 25주년 기념 코리아타운 예술제’를 개최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한인타운의 허파와도 같은 거의 유일한 녹지가 보존되게 된 것은 주민들의 값진 승리이고 기쁨이라 해야겠다.
현재 LA 한인타운에는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와 콘도가 곳곳에 들어서는 등 개발 바람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타운에 대한 매스터플랜이 세워져 개발과 주민의 삶의 질 사이에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발전 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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