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하다. 다리가 근질근질하거나 쿡쿡 쑤시는 느낌이 든다. 다리를 쥐어짜거나 다리가 타는 듯하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충동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학적 상태다. 보통 허벅지나 종아리에 불편감이 나타나는데 오래갈 경우 몸통, 팔, 손 등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360만 명(7.5%)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수면 장애가 동반되는 비율은 220만 명(60%)에 달할 만큼 비교적 흔하다.
윤지은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불쾌감은 움직이면 부분적으로 완화하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면 교감신경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뇌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를 방치하면 고혈압ㆍ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추신경계 도파민 시스템 불균형, 철분 결핍, 유전적 요인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내 철분이 결핍되면 정교한 운동 조절에 꼭 필요한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성에 영향을 미쳐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나타난다. 임신, 빈혈, 말기 콩팥병처럼 철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증상이 발현되거나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취침 전 샤워 후 가벼운 마사지 도움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면 신경과 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파민 제제를 통한 약물 치료를 먼저 시작한다. 만
약 도파민 계열 약물이 효과가 없거나 불면증, 통증 등 다른 증상이 있다면 벤조디아제핀, 항경련제, 아편 제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철결핍성 빈혈을 동반한 경우 특히 혈청 페리틴이 50ng/mL 이하에선 철분제를 경구 및 주사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철분제 복용 시 비타민 C와 함께 하루에 3번, 공복 식사 60분 전에 섭취하면 위장관 흡수를 촉진할 수 있다.
생활 습관과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ㆍ차ㆍ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섭취를 자제하고 흡연과 음주를 삼가야 한다.
취침 전 샤워, 족욕, 온찜질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뒤 가벼운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무엇보다 최소 6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지은 교수는 “전문의와 상담해 증상을 악화할 수 있는 요인을 조절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가 치료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일단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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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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