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장성 2명이 전사했다. CNN을 통해 전해지는 뉴스다.
두 달 너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군 전사자는 1만3,000여 명에 이르고 부상자수는 최소한 그 두 배, 그리고 실종자 수는 7,000여명으로 추산된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이다.
무엇을 말하고 있나. 러시아군은 졸전에, 고전에,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러시아가 그렇지만 마냥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꿎은 화풀이라도 한다고 할까. 러시아의 집중포화에 엉뚱한 제 3자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것이 포린 폴리시 리서치 인스티튜트(FPRI)의 보고다. 세계의 식량시장이 바로 그 애꿎은 피해자라는 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이로 인한 서방의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로 세계의 공급망은 엉망이 됐다. 에너지시장도 위협을 받고 있다. 거기에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밀, 쌀, 옥수수 등 주요 곡물가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17.1%나 오르는 등 세계 식량가 폭등을 가져왔다.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연 40억 달러) 중 밀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45억 달러)의 절반 이상 역시 밀이 차지하고 있다. 이 밀 가격이 64%나 올랐다.
코비드-19으로 아프리카지역은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다가 식품가마저 폭등,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격동의 소요사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FPRI는 보고 있다.
식품가 앙등, 이에 따른 폭동발생. 그리고 정치적 소용돌이. 이 악순환은 아프리카지역에서 자주 목도되는 현상이다.
튀니지, 수단, 리비아, 이집트에서 예멘, 시리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국가들을 민주화시위격랑으로 몰아넣은 2008년 ‘아랍의 봄’을 촉발한 근본 원인은 식품가 폭등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지역의 모잠비크, 니제르 등지에서도 같은 해 식품가 앙등은 폭동을 불러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프리카지역에 또 한 차례 정치적 소용돌이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가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가 앙등은 아주 민감한 시기에 찾아왔다. 앙골라, 케냐, 수단, 콩고공화국 등 많은 아프리카국가들은 주요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
이 정치의 계절은 독재체제유지 등의 문제들과 맞물려 그렇지 않아도 거대한 폭력사태로 번지기 일쑤다. 이런 정황에 식품가 앙등은 곧바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아프리카 특유의 정치풍토와 관련해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은 역시 ‘푸틴 러시아의 수출품’인 사설용병단체 와그너그룹이다.
수단의 군사정권을 비롯해 리비아, 모잠비크, 케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마다가스카르, 말리 등 아프리카의 독재정권들은 체제유지를 위해 정권 보디가드로 와그너그룹을 불러들였다.
‘푸틴의 비밀병기’로 불리는 와그너그룹은 반정부세력 소탕전쟁에서, 민주인사 납치, 고문, 암살에 주민학살에 이르기까지 온갖 ‘더티 잡(dirty gob)’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그 반대급부로 챙기는 것은 러시아, 더 좁혀서 말하면 푸틴의 이해다. 그러니까 손에 피를 묻힌 대가로 광산채굴권 등 온갖 이권을 확보해 푸틴의 주머니를 불려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부쩍 그 세가 확장된 이 와그너그룹의 준동으로 아프리카는 점차 더 폭력적이고, 또 복잡한 거대 정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푸틴의 러시아’- 아무래도 21세기의 ‘악의 축’, 그 자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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