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보좌관 등 11명 성추행’ 주검찰 발표 일주일만에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10일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캐시 호쿨 부주지사. [로이터]
▶ “심각하게 불쾌하게 했다” 피해 여성들에 공식사과
▶ 캐시 호쿨 부주지사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로 취임 예정
성추행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던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결국 사퇴한다.
쿠오모 주지사는 10일 온라인 생방송 발표를 통해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안 되는 존재이길 원치 않는다”면서 “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공식적인 사퇴시점은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는 14일 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는 전^현직 보좌관 등 여성 11명을 성추행했다는 뉴욕주 검찰의 수사 보고서 발표 후 일주일 만이다.
이로써 뉴욕주에서는 2명의 선출직 주지사가 연속으로 ‘성 스캔들’에 휘말려 중도에 하차하게 됐다. 앞서 2008년 엘리엇 스피처 당시 주지사는 고급 매춘조직 고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러났다. 바로 다음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후임자가 쿠오모다.
지난 3일 공개된 검찰 보고서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피해 여성들에게 원하지 않는 키스를 강요하고, 가슴 또는 엉덩이를 만진 것은 물론 성적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과 협박을 일삼았다는 진술이 자세히 적혔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뉴욕주검찰이 “공정성이 결여된 정치적 조사”를 진행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하지만 “주지사직을 유지할 경우 주의회에서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등 커다란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낭비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정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내가 주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성추행 피해사실을 공개한 여성들에게도 ‘심각하게 불쾌하게 했다“며 사과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나는 사람들과 너무 친밀하게 지내왔다. 나는 평생 동안 아주 편안하게 남성과 여성 모두와 허그하고 키스를 했다”며 “내가 선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세대적, 문화적 변화가 있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다.
3선 주지사인 쿠오모의 사임은 첫 임기가 시작된 2010년 이후 10년 만이자,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의 폭로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검찰이 165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공개한 뒤에도 줄곧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해 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사임을 요구한 데 이어 뉴욕주의회의 탄핵 진행과 올바니카운티 등 지방검찰청의 수사 착수로 기소 가능성까지 커지자 더 이상 사임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하원은 성추행 스캔들은 물론 요양원 사망자수 은폐 의혹까지 포함하는 탄핵조사의 막바지 단계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버티다가는 1913년 윌리엄 설저 이후 100여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탄핵당하는 뉴욕주지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쿠오모 주지사가 예정대로 사임하면 캐시 호쿨 부주지사가 제57대 뉴욕주지사로 취임하게 된다. 뉴욕주 역사상 여성이 뉴욕주지사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쿨 부주지사는 쿠오모 주지사의 남은 임기인 2022년 12월31일까지 뉴욕주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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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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