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꽃다발 보도·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
▶ 급식센터는 올림픽 때마다 운영…원하는 선수만 이용

[우라야스=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 조리사와 조리원들이 지난달 20일 임차한 호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 지원센터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기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선수단을 위한 급식센터가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지난달 하순 한국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후효히가이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하는 일본어다.
일본 측은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떨어진 지바현 우라야스시(市)의 헨나 호텔에 개설한 급식 지원센터가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는 안전이 확보돼 있다면서 오해를 초래하는 행동의 개선을 선수단에 촉구하도록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측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 전달되는 꽃다발에 후쿠시마산 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한국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한때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걸었다가 철거한 '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했다고 한다.
이 현수막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제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를 떠올리게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에 이런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새로운 정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지도해줬으면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급식 지원센터는 이번 도쿄올림픽 때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영양 관리를 위해 2008년 베이징 이후 올림픽 때마다 거의 매번 운영됐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급식 지원센터의 한식 도시락으로만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 개인이나 팀이 원해서 신청하는 경우에만 도시락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한다.
선수촌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에는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자재도 사용되나 각 음식에 들어간 식자재의 원산지는 표기되지 않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도통신의 질문에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정부가 (선수단에)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급식 지원센터에 대해 "올림픽 때 매번 운영하고 있다"며 "(선수들)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며, 원하는 선수만 도시락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식센터가 오해를 받는 것 같다"며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피하고자 운영한다는 일본 내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이 과거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영양 관리 등을 위해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했다며 이번에는 방사성 물질 대책을 이유로 내세워 한국에서 가져온 식자재 등을 사용한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자재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는 자민당 외교부회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의 견해를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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