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
▶ 김세영 공동 3위·고진영·박인비 공동 7위로 선전

타와타나낏(왼쪽)이 4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을 차지한 뒤‘포피스 폰드’에 뛰어들고 있다. [로이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새로운 ‘괴물’이 등장했다. 올해 LPGA 루키 시즌을 지내는 패티 타와타나낏(21ㆍ태국)이 주인공이다. 2021시즌 LPGA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따낸 그는 쭈타누깐 자매에 이어 또 한 번 태국발 돌풍을 예고했다.
타와타나낏은 4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ㆍ6,763야드)에서 열린 ANA 인스피레이션 4라운드에서 이글 한 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이날만 10타를 줄인 리디아 고(24ㆍ뉴질랜드)의 맹추격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며 정상을 지켜냈다.
명상으로 유지한 평정심, 우승의 거름
리디아 고의 믿기 힘든 추격전을 알았더라면, 누구라도 흔들렸을 최종일 판도였다. 리디아 고는 이날 1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2번 홀 이글, 4~6번, 9번 홀 버디까지 전반에만 무려 7타를 줄이며 맹추격 했다. 10번과 11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면서 한때 타와타나낏을 두 타 차까지 압박했다.
그럼에도 2번 홀 이글과 8번 홀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이는데 그친 타와타나낏은 온전히 자신만의 플레이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2번 홀에서 과감한 핀 공략으로 탭인 버디를 뽑아낸 게 승부처였다. 그는 “어젯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 두 차례 명상을 하며 조급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경기 중 리더보드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섐보가 여자 대회에? 세계 홀린 장타쇼
경기 운영만큼이나 시선을 끈 건 그의 놀라운 장타력이다. 이번 대회 타와타나낏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23야드(약 295m)로, 3라운드 평균은 무려 348야드였다. 이는 이번 대회 전까지 평균 비거리 283야드로 1위를 기록했던 앤 밴 담(26ㆍ네덜란드)보다 월등히 먼 거리다.
단순히 멀리만 치는 게 아니기에 더 무섭다. 그의 이번 대회 페어웨이 적중률은 66%, 그린 적중률 85%에 달한다. 그의 플레이를 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표 장타자 브라이슨 디샘보(28ㆍ미국)의 이름이 소환될 정도다. 2016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 2018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공동 5위 등 20대 이전부터 보여준 결과물은 그의 잠재력을 가늠케 한다.
세계랭킹 103위 신예, 영웅의 길을 걷다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세계랭킹 103위였던 타와타나낏을 우승 후보로 보는 이는 드물었다. 2019년 LPGA 2부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둔 그는 지난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하면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이 그를 후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축소되면서 기량을 한껏 뽐내지 못했지만, 올해도 신인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신인 신분 선수가 우승한 건 1984년 쥴리 잉스터(51ㆍ영국) 이후 37년 만이고, 2000년 캐리 웹(47ㆍ호주) 이후 21년 만에 처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 한국대표 후보들, 톱10서 접전
이번 대회에선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특히 도쿄올림픽 출전을 내다보는 세계랭킹 상위권선수들의 저력이 빛났다. 김세영(28)은 이날만 무려 6타를 줄이며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고 2019년 우승자 고진영(27)과 직전 대회 KIA 클래식 우승자 박인비(32)가 11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이미림(31)도 9언더파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스 코스(파72)에서 끝난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선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8ㆍ미국)가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2017년 7월 디오픈 이후 무려 3년 9개월 만의 우승으로, 고향 텍사스에서 그 감격을 맛 봐 의미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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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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