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에 보낸 고별서한서 이례적 규탄…”평화로운 권력이양 뒷받침해달라”
▶ ‘20일 사임’ 12일자 서한 뒤늦게 공개되며 ‘최근 줄사퇴’ 연장선으로 오인되기도

[ 로이터 = 사진제공 ]
새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곧 떠나는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사직서한'에서 지난 6일 발생한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이 서한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물러나겠다고 돼 있는데, 서한 원문이 뒤늦게 미언론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사임 시점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에이자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쓴 지난 12일자 '고별 편지'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에이자 장관은 서한에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불행하게도 대선 이후, 특히 지난주에 나왔던 언행은 이 정부의 역사적 유산을 훼손할 수 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의사당 난입 사건은 우리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 이양의 전통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그 어떤 형태의 폭력도 명백히 규탄한다. 그 누구도 워싱턴 등에서 이뤄지는 취임 절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요구하며, 오는 20일 평화롭고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이뤄지도록 계속 뒷받침해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선거 음모론을 받아들인 트럼프 대통령을 에이자 장관이 소극적이지 않은 투로 규탄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행위가 그의 임기에 먹칠했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또 에이자 장관이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찬사를 보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지적은 그로선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자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과학'과 '사실'을 중시하는 보건 당국자들과 잦은 충돌을 빚었다.
에이자 장관은 서한에서 "행정부 교체의 결과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나의 사직서를 부디 수락해달라. 이는 2021년 1월 20일 낮12시에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NYT의 보도 후 CNN방송이 속보로 "에이자 장관이 의회 폭력 사태를 이유로 사임했다. 또 다른 사임이다"며 의회 난동 사태 이후 빚어진 내각의 줄사퇴 연장선이라는 취지로 관련 내용을 다뤘다.
이어 다른 외신들도 에이자의 사임을 속보로 타전했다가 날짜를 바로 잡는 등 혼선이 불거졌다.
에이자 장관은 이 서한을 작성한 당일인 지난 12일 ABC뉴스에 출연해서도 지지자들에게 '의회 폭동'을 조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직후 직을 계속 맡을지 고민하긴 했다고 언급, 새 행정부 출범 전에 먼저 물러나는 방안도 고민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의회 난입 사태의 후폭풍으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 일레인 차오 교통 장관,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이 사임하는 등 행정부 각료들의 연쇄 사퇴가 이어졌다.
백악관에선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포함해 국가안보 회의(NSC)와 경제자문위원회(CEA) 고위 보좌관 7명이 사임했다.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퍼니 그리셤 영부인 비서실장도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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