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도 기조에서 폭력 시위로 번지자 ‘강경론’
▶ 흑인폭동 보복 공언 문구인용해 ‘논란’ 자초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가 29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데리 쇼빈 경찰관의 플로리다 윈더미어 자택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을 둘러싼 시위가 유혈 폭력사태로 번지자 이들을 ‘폭력배’라고 규정하고 군 투입에 총격까지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과거 흑인 시위 때 보복을 다짐한 한 경찰의 문구를 인용해 논란을 자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께 올린 트윗에서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지칭한 뒤 “이들 폭력배가 조지 플로이드(46)의 기억에 대한 명예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나는 이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썼다.
그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논의했다고 밝힌 뒤 “그에게 군대가 내내 함께 있다고 말했다”며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고 군 투입은 물론 총격 대응 엄포까지 놨다.
실제로 이날 오전 500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됐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25일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터지자 성난 군중이 도심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또 시위대가 대형 마트를 부순 뒤 물건을 약탈하고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난입해 화재가 발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을 향해서도 “지도력이 완전히 부족하다”며 “매우 나약한 급진 좌파 시장인 제이컵 프라이가 행동을 취해 도시를 통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폭력시위로 확산되기 전인 28일 오전만 해도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매우 매우 슬펐다”며 경찰의 가혹행위 장면이 담긴 영상에 대해서도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경찰이 연루된 살인사건 후에 종종 침묵하고 경찰을 방어한 오랜 전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평소답지 않게 목소리를 냈다”며 “그러나 폭력이 끓어오르자 그의 언어는 더욱 공격적인 것이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를 둘러싼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큰 논란을 불러왔다.
이 발언이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공언한 월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만든 문구라는 데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용이 자칫 흑인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을 묵인할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트위터는 이 트윗이 올라오자 “이 트윗은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며 ‘보기’를 클릭한 뒤에야 원문을 볼 수 있도록 또다시 ‘딱지’를 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을 향한 그의 지지를 자랑하며 자신을 법 집행관의 동맹으로 오랫동안 묘사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총격 경고는 경찰의 무력 사용에 관한 이전 발언을 다시 상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시다 틀라입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적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맹비난했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 의원은 “트럼프의 트윗은 인종주의가 어떻게 보이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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