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예술이니 음주문화니 하는 말이 있다면 끽연문화란 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좀 그렇겠지만 내가 젊었을 땐 더욱 그랬었다. 술과 담배를 해야 매력이 있는 것처럼 술과 담배 선전 광고로 세뇌되어 억지로라도 술과 담배를 해야 했다.
나도 한때 젊어서는 술 한 잔에서 인생의 낭만을 맛보고 담배 연기 한 모금에서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무상의 덧없음을 관조하고 달관하는 시선(詩仙)이나 도사(道士)라도 된 양 행세하며 육갑을 떨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퍼마시면서 줄담배로 밤을 새워가며 인생을 논하고 사랑을 꿈꾸며 젊음을 구가하던 시절로 돌아가...정녕 아름다워라. 아니 애달파라. 젊음이여 삶이여, 아니 더할 수 없이 덧없고 애틋한 목숨이여 생명이여, 촛불 같이 타리라. 아니 아지랑이처럼 하늘하늘 피어오르리라. 바람에 실려 구름 타고 또 다른 별세계로. 진실로 인생이 망망대해에 떠드는 일엽편주 같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렇다면 주입식 암기식 응시요령의 앵무새 학교 공부 많이 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국 방방곡곡 여러 곳을 또 가능하면 세계 각국으로 여행하면서 많이 보고 느끼며 세상 공부 많이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으랴.
직장 때문에 우리 가족이 영국에 가 살면서 애들 학교 친구들이 툭하면 부모 따라 학교를 빠지면서까지 해외로 여행 다니는 것을 나는 처음엔 이상하게 여겼었다. 한번은 신문에서 영국의 어느 한 가족이 가산을 다 정리해서 배 한 척을 구입, 몇 년을 세계 각지로 항해할 여장을 갖추고 나이 어린 세 자녀가 읽을 책만도 수천 권을 싣고 영국을 떠났다는 기사를 읽고 그 용단에 나는 크게 놀랐었다.
그러다가 1978년 여름 우리 가족이 영국을 떠나 하와이로 아주, 6개월 동안 미국 각지와 한국으로 여행한 후 애들 음악교육 때문에 영국으로 되돌아가 애들이 먼저 다니던 학교에 복교했을 때 애들 학업 성적이 전보다 떨어지기는 커녕 더 나아졌었다.
빼먹은 지난 가을 한 학기 수업을 따라가려고 분발해서였는지 아니면 여러 곳으로 여행하면서 정신적 또 정서적으로 많은 자극을 받고 애들의 잠재능력이 더 많이 개발되었던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 후로 언젠가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서 미국의 어느 한 여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부모로부터 대학 4년 다닐 학자금을 받아 그 돈으로 대학 다니는 대신 세일링 보트로 세계일주를 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얼마나 멋진 진학코스인가 찬탄을 금치 못했다. 실로 인생살이가 망망대해에 떠도는 일엽펀주(一葉片舟) 같다면 우리 각자 자기 나름의 방향감각을 갖고 자기가 항해해 보고 싶은 대로 자기가 되고 싶은 별이 되어보는 것 이상이 없지 않겠는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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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리 / 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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