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다.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교회도 있다. 12월 25일은 페르시아 태양절이었다. 한국역사로는 신라 박혁거세 말기쯤 아기예수께서 탄생하셨다.
오래 전에 읽은 일간신문 만화가 생각난다. 두꺼비라는 청년이 친구들과 밤새워 술을 마셨다. 성탄 전날인 그 날은 통행금지 해제였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잔뜩 취해 비틀거리며 자기 집을 찾아간다. 유행가를 흥얼거리면서.... 그런데 성경을 손에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노래하는 그룹을 만났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송가가 들려왔다. “어어, 저 예수쟁이들도 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르네!” 두꺼비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크리스마스를 제일 먼저 그것도 가장 화려하게 지키는 곳은 바로 백화점들이다. 감미로운 성탄음악들이 신나게 흘러나온다. 1820년대부터 시작된 산타클로스 문화가 온 세계를 뒤덮고 돈을 펑펑 쓰라고 유혹한다. 하얀 수염을 휘날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성탄절 주인공이 되었다. 인간의 말초신경을 감미롭게 하는 기회로 전락했다면 과장일까.
그렇다면 성탄절의 핵심정신은 무엇일까. 지금 지구에는 예수라는 존재를 절대적 가치로 삼은 사람들이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이슬람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다. 또 예수탄생 이후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을 총합하면 얼마나 많을까. 반면에 기독교의 씨를 말리려던 세력의 운명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그래서 다시 물어야 한다. 무엇이 기독교가 개인운명이나 인류문명에 그토록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까. 그 대답이 바로 성탄절의 깊은 뜻이다.
아기 예수는 창조주께서 온 인류에게 주신 가장 귀중한 선물이다. 길로 치면 온 인류가 꼭 가야할 길이다. 예수 자신이 ‘내가 곧 길, 진리, 생명’이라고 선언했다. 성서에서 천군천사들은 그 핵심진리를 선포했다. ‘하늘에는 영광, 땅 위에는 평화, 사람들에게는 기쁨’이라 했다. 바로 그것들이 기독교의 핵심이다.
하늘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뜻한다. 그래서 아기 예수의 탄생은 창조주 하나님께 무한히 영광스러운 사건이 된다. 땅 위에는 평화 곧 유대인들의 인사법인 샬롬을 가져오는 사건이다. 1차 대전 때 일어났던 사건이 이를 웅변한다. 참호 속에서 적에게 서로 총을 겨누던 양쪽 병사들이 갑자기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면서 총을 땅에 던져놓고 얼싸안고 축제를 벌였다. 서로 쏘아 죽이려던 원수끼리 하나가 되었다. 아기 예수 탄생은 온 인류에게 원수가 친구 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된다.
아기 예수 탄생했을 때에 천사들이 노래했던 영광, 평화, 기쁨이 기독교의 핵심진리를 대표한다. 그것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 바로 ‘사랑한다’는 말 곧 성경원어로 아가파오 혹은 아가페이다. 사랑, 무조건적 사랑, 특히 십자가에 자신의 생명을 바쳐 온 인류 구원의 길을 열어 놓은 자기희생적 사랑이라는 뜻이다.
흔히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 유교는 인애의 종교, 불교는 자비의 종교라고 말한다. 이는 모두 넓은 뜻으로는 아가페 사랑에 포함된다.
예수가 태어나고 자란 배경은 창조주 하나님의 외아들과는 거리가 멀다. 왕궁이 아니라 마구간에서 태어났다. 부잣집 자녀가 아니라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었다. 결혼부부 사이가 아니라 처녀 몸에서 출생했다. 고위관직이 아니라 목수였다. 해외유학을 다녀온 것이 아니라 동네 회당학교 곧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였다. 태어난 뒤 바로 험한 길을 거쳐 이집트로 피난가야 했다. 무엇보다도 헤롯대왕의 살해명령 대상이었다. 가장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십자가 처형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예수는 ‘십자가’를 창조주 하나님의 무한대 사랑으로 확신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3:16)라는 성경말씀이 웅변한다.
성탄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십자가 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적 사랑의 관계로 회복시키는 그 무한대 사랑의 십자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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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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