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기록원, 강의 허가공문 등 관련기록 공개

지난 1923년 독일 훔볼트대에 이극로 선생의 한국어 강좌 개설을 허가하는 공문서. [사진제공=국가기록원]
한글날을 앞두고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말모이’의 실제 모델인 한글학자 고루 이극로(1893~1978년) 선생이 96년 전 독일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한글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를 이끈 이극로 선생의 독일 유학 시절 발자취를 담은 기록물 일부를 7일 공개했다. 이극로 선생은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지난 1923년 유럽 최초로 베를린의 프리드리히빌헬름대(현 훔볼트대)에 한국어 강좌를 열어 강의료를 받지 않고 한글을 가르쳤지만 이 같은 사실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한 기록은 국가기록원이 2014년 독일 국립 프로이센문화유산기록보존소에서 수집한 기록물 715장 가운데 번역·고증 등 과정을 거친 11장이다. 이 가운데 5장은 이극로 선생, 훔볼트대 동양학부, 독일 문교부가 한국어 강좌 개설과 관련해 주고받은 공문서다. 1923년 8월10일 훔볼트대 동양학부가 발송한 975호 문서는 동양학부 학장 대리가 문교부 장관에게 한국어 강좌 개설 허가를 요청한 것이다.
이극로 선생은 1925년 1월30일 동양학부 학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한국어는 동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언어로 대한민국·만주·동시베리아에서 2,0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며 “한글은 매우 독특하고 실용적 측면 외에 언어학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독일에는 한국어를 아는 이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독일에 전하기 위해 3학기 동안 무보수로 한국어 강의를 제공해 12명의 학생이 수강했다”며 “동아시아 언어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한국어 강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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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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