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특이한 사람이다.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 실패하고 그 후 내리 9년을 낙방했다. 서울 법대를 나온 사람이 사법시험을 9번 떨어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렇게 떨어지고도 다시 도전해 붙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이때 겪었을 고통이 그를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을 것이다.
그가 시험은 많이 떨어졌지만 배짱은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초는 전두환의 서슬이 퍼럴 때였다. 그때 5.18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과 관련한 모의재판 행사가 있었다. 이때 검사로 참가한 윤석열은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한다. 아무리 모의재판이라지만 최고 실력자를 사형시키겠다는 생각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는 그 후 한동안 강원도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발탁되면서다. 그는 이때 검찰 수뇌부의 지시를 거부,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직원을 체포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한 말은 그를 일약 유명인사로 만들어줬다. 당시 서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던 조국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에 남을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 발언으로 검찰 내에서 찬밥 신세가 됐다. 그 다음해 인사에서는 대구 고검 검사로 밀려났고 2016년에는 다시 대전 고검 검사로 발령받는 등 지방을 전전해야 했다. 사실상의 사임 압박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며 버텼다.
박근혜 정부에서의 이런 박해는 최순실 스캔들이 터지면서 오히려 복이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에 의해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그를 구속시킨다. 최순실 박근혜 스캔들 관련자들을 잡아넣는데 그만큼 공을 세운 사람은 없다.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이 그를 요직 중의 요직인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자 그는 이명박을 비롯, 그 측근을 무더기로 잡아넣는다. 그 후 문재인은 그를 검찰총장에 임명하면서 “우리 검찰총장”이라고 부르고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수사하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 윤석열이 지난 27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단국대와 고대, 서울대, 부산대 웅동학원, 코링크 프라이빗 에퀴티 등 수십 군데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을 총괄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 여당과 검찰이 조국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윤석열의 살아온 행적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이자 문재인의 복심 조국에게 칼을 겨눌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밖에는 없다. 그가 만약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도 없이 낱낱이 파헤친다면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낸 인물로 남게 될 것이다.
“살아 있는 권력도 눈치 보지 말라”던 문재인과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새기겠다는 조국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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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ㅎㅎㅎ 검찰이 순실이 노트북이라고 할때는 거짓이라고 생떼를 부리더니 지금은 또 검찰을 믿나부지?
아프지만 새로운 더나은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명현현상’ 이길바람....
기다려 보면 알겠지요.
팩트체크 드디어 검찰에서 해 주게 되었군요. 조국을 믿습니다!!
미국에도 특이한 사람들이 참 많은것같다,특히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풍기고 속인지 겉인지 분간 못할 껌디 검은 껌뎅이가 온통 있는데도 그 껌뎅이가 묻으면 어쩌나하고 십리 멀리 도망 갈 것 같은데도 트럼프 옆에서 알랑이는 자들 그를 죽을둥 말뚱 카더라하며 지지하는 자들...요즘은 정말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 할말 할일 하며 한점 부끄럼없이 살려하는 이들이 이리도 없단 말인가...하지만 윤석열 총장 맘에 쏘옥 드는군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