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람을 문다. 신문에 날 일이 아니다. 개란 사람을 물기 마련이니까. 사람이 개를 문다. 그건 기사 감이다.’ 뉴스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가장 원초적 답이다.

북한체제가 종교를, 특히 기독교를 탄압한다. 뉴스가 될까. 앞서의 정의에 따르면 뉴스가 안 된다. ‘세계 최악의 종교탄압국가’- 몇 십년 째인가. 북한에 이 타이틀이 따라 붙어온 게. 그러니 여전히 개가 사람을 무는 꼴이라고 할까.

올해에도 북한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미국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북한의 열악한 종교자유와 인권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올해도 북한을 또다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것이다.

북한과 함께 세계 10대 ‘특별우려국’ 리스트에 오른 나라는 중국을 비롯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미얀마, 에리트레아 그리고 ‘탄’자 계열의 나라인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다.

이 나라들이 그렇다. 세습 3대 왕조 북한에는 다소 못 미친다. 그러나 종교, 그중에서도 기독교 박해에 있어서는 그 전과가 저마다 ‘역대급’이다.

개에 비교한다면 어쩌다가 사람을 무는 입버릇 나쁜 개 정도가 아니다. 사람만 보면 달려들도록 사육됐다고 할까. 아니면 광견병에 걸렸다고 할까. 단순히 기독교란 이유로 구금에, 고문에, 테러에, 학살이 버젓이 자행되는 곳이 이 나라들이다. 그것도 공권력에 의해.

이처럼 날로 악화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기독교 박해사태. 이와 관련해 최근의 한 연구보고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기독교 박해가 극심한 나라들에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정권전복) 가능성은 정상적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보우어연구소 보고서가 그것이다.

유엔에 가입된 나라는 전 세계에서 193개국에 이른다. 2000년 이후 이 193개 나라 중 레짐 체인지를 겪은 나라는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보우어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오픈도어스 USA’가 기독교박해 국가로 리스트에 올린 50개국의 경우 이 기간 레짐 체인지 경험 비율은 38%로 월등히 높다.

‘기독교 박해는 레짐 체인지를 수반 한다’- 이 공식은 특히 2011년 ‘아랍의 봄’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 보우어연구소의 지적이다.

‘아랍의 봄’ 주역격인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바레인, 예멘 등은 기독교 박해로 악명이 높아 모두 ‘오픈도어스 USA’의 50개 기독교 박해국가로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이 나라들 중 반독재 민중봉기가 가장 먼저 발생한 곳은 튀니지다. 이후 민중봉기의 불꽃은 들풀처럼 번지면서 이집트, 리비아 등 이웃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에서 잇단 레짐 체인지를 불러오고 이어 예멘, 시리아 등 중동아랍 권 전체를 혁명상황으로 몰아놓았다.

이 같은 사례 발표와 함께 보우어연구소는 체제유지를 목적으로 한 기독교 탄압은 정반대의 현상, 즉 민중봉기에 따른 레짐 체인지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 마침내 무너져 내리는 북한의 수령유일주의 우상체제’ - 그 날은 언제가 될까. 북한 인권주간을 맞아 던져보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