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중 활동한 장군 가운데 가장 유능한 사람을 들라면 남군 총사령관을 맡았던 로버트 리가 꼽힌다. 웨스트포인트를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노예제를 싫어했음에도 고향인 버지니아가 남부동맹의 중심이 되자 고향을 배신할 수 없다며 연방 장교직을 사임하고 남군의 총대를 멘다. 인구나 자원 면에서 북부와 비교가 되지 않는 남부가 4년이나 전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공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그 다음으로 유능한 장군으로는 토마스 잭슨이 꼽힌다. 리의 부관으로 남북전쟁의 첫 번째 전투인 ‘첫 번째 불런 전투’(First Battle of Bull Run)를 지휘한 그는 북군에 맞서 ‘돌담’(Stonewall)처럼 진지를 지켜내 ‘돌담’ 잭슨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을 지어준 사람은 버나드 비라는 장군으로 “저기 잭슨이 돌담처럼 서있다. 우리가 여기서 죽기로 작정하고 싸우면 이길 것”라고 외쳤다는 기록이 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잭슨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꼼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했다는 설도 있으나 그는 이 전투에서 전사해 진의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역사에 ‘돌담’이란 별명을 얻을만한 사람이 또 하나 나타났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다. 그는 24일 연방의회가 요청한 각종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 요청을 모조리 거부하면서 “우리는 모든 소환장(subpoena)과 싸우고 있다”며 “그들은 공정하지 않으며 민주당은 2020년 선거에서 이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법무부는 연방 인구조사에 시민권자인지 여부를 묻는 항목과 관련, 민권국 관리인 존 고어의 의회 출두 명령을 거부했으며 백악관은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인 도널드 맥건에게 의회 출석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맥건은 특별검사 보고서에서 트럼프로부터 특별검사 해임 요청을 받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재무부는 연방하원이 요청한 트럼프의 6년치 세금보고 기록 제출 시한을 이미 넘긴 상태다. 전 백악관 인사담당 책임자인 칼 클라인은 무자격자에게 기밀 열람권을 부여한 것과 관련, 의회 출두를 요청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연방하원이 탄핵 절차에 들어간다면 자신은 연방대법원에 그 중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무지를 드러내는 결과가 됐다. 탄핵은 연방 상하원의 전권으로 대법원은 이와 아무 관련이 없다.
연방헌법은 의회에 행정부 감독권한을 주고 있지만 행정부가 서류 제출이나 증인 출석을 거부한다면 이를 강제로 집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는 결국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전례를 보면 의회는 행정부 관리의 증언이나 이미 공개된 사안에 관한 서류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
일단 공이 법원으로 넘어가면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약점이 많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보고서 공개를 최대한 질질 끌어 내년 대선을 넘기고 보자는 트럼프의 전략이 훤히 보인다. 탄핵 문제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잘잘못에 대한 심판은 2020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손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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