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혹은 미셸린, Michelin) 가이드는 전세계 요식업계가 공인하는 글로벌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원래는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1900년에 창간한 여행자 안내서였다. 이중 따로 레스토랑 안내서를 일컫는 ‘레드 가이드’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미슐랭 식당 가이드다.
매년 업데이트 되는 이 가이드를 위해 전문심사원들은 손님으로 가장해 한 식당을 연중 여러차례 방문해 먹어보고 평가하여 1~3개의 별을 부여한다. 별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개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만한 식당,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다.(이 외에도 ‘빕 구르망’이란 카테고리 안에 합리적인 가격의 맛집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별 1개만으로도 가게의 매출이 평생 보장받을 정도이고, 별이 2개나 3개쯤 되면 세계적 장인으로 등극하게 되니 100년을 이어온 그 절대적 영향력이 놀라울 뿐이다.
미슐랭 사는 28개 나라에서 매년 32개 가이드를 출판하는데 3스타 식당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8곳)이고 2위가 프랑스(25곳)다. 서울 가이드는 2017년 처음 출간됐고, 미국에서는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4개 도시에서 가이드가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음식의 천국’이라고 여기는 로스앤젤레스는 안타깝게도 그동안 이 대열에 끼지 못했다. 2007년에 처음 미슐랭 LA 가이드가 나온 적이 있으나 2년 만에 “LA는 미식가들의 도시가 아니”라며 앤젤리노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구겨놓고 떠나버렸다. 얼마전 작고한 LA 타임스 음식비평가 조나단 골드는 이에 대해 “LA라는 도시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특별하며 다양한 음식문화를 가진 곳인데 베벌리힐스 호텔 주변이나 돌아다니는 심사단이 감히 LA 푸드씬을 평가할 수 있냐”면서 “끔찍하고 무지하며 멍청이 같은 짓”이라고 비난했었다.
그 미슐랭 가이드에 이제 다시 LA가 포함된다는 소식이다. 이달 초 미슐랭 사는 올 여름 발행될 ‘캘리포니아 가이드’에 샌프란시스코와 LA가 함께 포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LA 식당들과 셰프들은 이 소식을 크게 반기며 들뜨고 흥분한 분위기다. 여행자들이 들고 다니는 세계 미식가 지도에 LA가 새겨지는 것이니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금 LA의 레스토랑 컬처는 10년 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흡수하는 남가주 식당들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며 혁신적인 메뉴와 기발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손님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2007년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았던 20개 식당도 절반은 문을 닫았고 지금까지 건재한 곳은 별 2개를 받은 ‘프로비던스’, ‘스파고’, ‘우라사와’가 있고, 별 1개 식당 중에는 ‘오스테리아 모짜’ ‘아사네보’ ‘컷’ ‘워터 그릴’이 있다.
새로 나올 가이드에 오를 것으로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는 식당들도 적지 않은데 이 가운데 아주 유력하게 꼽히는 곳이 한인 상 윤(Sang Yoon)이 오너 셰프인 컬버 시티의 ‘럭숀’(Luckshon)이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한인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별 1~3개를 받고 있으니 LA에서도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몇 달후 미슐랭 캘리포니아 가이드가 나오면 식당업계가 얼마나 시끄러울지, 얘깃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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