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값 못지않게 팁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식당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 풀 서브를 받는 레스토랑만이 아니다. 셀프 서브에 가까운 커피숍, 빵집, 푸드트럭에서 까지 팁을 안 내기가 힘들어졌다. 태블릿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음식 값을 지불하는 전자결제를 도입하는 업소가 많아져서다.
“머핀을 집어주기만 했는데 20%를 내라고? 아이패드 팁 주기의 마음 불편한 에티켓”이란 재미있는 제목의 월스트릿저널 기사가 팁 부담의 새로운 단면을 전하고 있다.
30대 한 직장남성은 자주 인근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산다. 마음 가벼운 이 순간이 언제부터인지 영 편치 않은 일과가 되어 버렸다. 그가 커피를 주문하면 종업원은 업소의 하얀 아이패드에 그의 크레딧카드를 긁은 후 아이패드를 그의 앞으로 향하게 한 바퀴 돌려놓는다. 스크린엔 서명란과 함께 팁 액수를 고르라는 표시가 떠있다. 18%, 20%, 25%, 고객이 원하는 액수, 혹은 ‘노 팁’…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앞에 선 종업원에게도, 바로 뒤 다른 고객에게도 “싼티 나게 보이고 싶지 않아” 중간에 있는 20% 버튼을 울며 겨자 먹기로 누른다.
3달러 커피 값만도 이미 비싼데 죄책감을 이용한 강요성 팁까지 내야하는 불만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태블릿 회전장치 제조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한 답변이 올라왔다 : ‘노 팁’을 누르시오! 강심장이 못되는 자신은 요즘도 20% 버튼을 누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팁은 전부터 에티켓 중 민감한 영역에 속해 왔는데 손님의 마음과는 다른 선택을 강요하는 전자결제가 늘어나면서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에티켓의 대가 에밀리 포스트 연구소는 “자주 들르는 곳이라면 서비스가 특별히 좋을 때만 팁을 주라”고 조언한다.
한 40대 여성은 그 조언에 완전 동의하며 라테에 하트라도 그려준다면 팁을 줄만 하지만 “아니, 카운터에서 14인치 떨어진 진열장의 머핀을 집어 준 사람에게 20% 팁을 주란 말이냐”고 분개한다.
‘팁’이라면 종업원 쪽에서도 할 말이 많다. 작가이자 코미디언인 한 웨이트리스가 LA타임스 기고를 통해 “손님 여러분, 우리 얘기 좀 합시다”라며 고객들의 매너 실종과 인색한 팁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건강식이 유행이어서일까, 요즘은 음식 조리법을 마음대로 바꿔 주문하는 까탈스런 고객들이 늘어났다. 튀긴 생선 아닌 찐 생선으로 만든 ‘피시 앤 칩’을 요구하고 닭날개 튀김에 닭 대신 컬리플라워를 넣어달라고 하질 않나, 글루텐 프리 빵이나 채식주의 식단이 없다고, 음식이 너무 짜다고 디스카운트를 요구하질 않나…핫소스 달라, 냅킨 달라, 한꺼번에 부탁하지 않고 대여섯번씩 불러대면서도 “플리즈”란 말은 아예 생략해버리는 무례함을 지적하며 그는 “난 당신의 하녀가 아니다. 제발 손짓으로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20% 팁이 많다고 생각하느냐며 그는 빈 접시를 치우는 사람들에게도 나눠줘야 하는데 15%만 남기면 웨이트리스의 몫은 10%도 채 안된다고 설명했다. “계산서는 제발 빨리 처리해 달라. 8시간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온갖 무례에도 미소로 서브해야했던 나도 빨리 집에 가서 쉴 수 있도록”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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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7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음식값이바싸면 집에서 해묵어라... ㅉㅉㅉ
팁문화 없애야됨. 음식값도 비싼데 거기다 팁까지.
부자가 아니라 기본 상식입니다
부자들 천지군....
미국생활의 팁은 문화의 일부분이고 손님과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점심은 15% 저녁은 20%이상 주면 됩니다. 단골이 생기는이유는 팁을 잘주고 서비스를 잘받으니까 생기는것고 이때 팁으로 소통하는거지요. 모르는 식당가면 점심 15% 저녁 20%주면 무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