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음주운전과 이에 따른 사고가 점차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은 음주운전과 이로 인한 사고 대다수가 남성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지만 여성 음주운전 또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미 교통상해 연구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수년 사이 여성 음주운전 체포는 30%나 증가했으며 여성과 남성 간 차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성 음주운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팔라 연구자들은 이것을 ‘새로운 유행병’이라 부를 정도이다.
이런 추세를 확인해주듯 지난 몇 년 사이 한인사회에서도 여성들이 관련된 인명살상 음주운전 사고가 많았다. 지난해 뉴저지에서는 22세 한인여성이 술을 먹고 운전하다 8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여성은 살인과 음주운전, 난폭운전 등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8월 베벌리힐스에서는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한인 남성운전자와 여성운전자가 체포됐다. 이들은 함께 술을 마신 후 각자 음주운전을 하다 같은 사람을 잇달아 치는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재판을 기다리던 남성은 자살하고 여성은 한국으로 도주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런 추세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여성 음주의 증가이다. 음주는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음주에 남녀 구별이 전혀 없다. 이런 추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이 북미와 유럽에서 행해진 수십 년 간의 남녀 음주관련 선행연구 68개를 분석한 결과 1900~1905년 출생자들의 경우 조금이라도 음주를 하는 경우 남성이 여성의 2.2배였으며, 문제가 될 정도로 음주를 하거나 건강이 손상된 경우는 남성이 여성의 3.6배로 나왔다.
하지만 1996~2000년 태어난 이들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1.1배와 1.3배로 대폭 줄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음주패턴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는 얘기다. 한인타운 술집에 가보면 곧바로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진출이 활발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또 그런 과정에서 받는 차별과 스트레스가 여성 음주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여성 운전면허 소지자들이 남성보다 200만 명 이상 더 많다는 사실도 여성 음주운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여성음주는 자연스런 문화로 자리 잡았다. 술을 마시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음주 여성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경우 여성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남성들보다 훨씬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여성들의 체격이 남성들보다 작기 때문이다. 또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체지방 비율이 25% 정도 더 높다. 지방은 알코올을 흡수하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체중이라도 여성들의 혈중 농도가 더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니 여성들은 술자리에서 남성 동석자의 음주량과 음주속도를 자신의 거울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술자리가 잦은 연말, 절제가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 과음의 해악과 음주운전의 위험에 남녀 구분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특히 여성들이 한층 더 조심해야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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