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6일. 무슨 날일까. 도널드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날이다. 그리고 열 한 달이 지난 2016년 5월3일. 미 언론들은 일제히 ‘doomsday’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크로 여겼다. 트럼프의 대선출마 그 자체를. 그런데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한 마디로 난리가 났다. 분노한 일부 공화당 당원들이 당원증을 불사르는 등.
주류언론은 한 술 더 떴다. 링컨을 배출한 당, 160년 역사의 위대한 공화당이 사망했다며 조의를 표한 것.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자 세계가 뒤집어졌다.
‘암흑시대가 덮쳤다.’ ‘원색적 포퓰리즘이 이성을 눌렀다.’ ‘역사는 종언된 것이 아니고 되돌아왔다.’ 주요 언론들의 논평이었다. 뭐랄까. 천년 영화를 자랑하던 로마가 야만족의 침입에 풍전등화의 상황을 맞은 꼴이라고 할까. 충격을 넘어 차라리 공포였다.
“세계는 거대한 불확실성에 휩싸일 것이다. 베이징도, 모스크바도 아닌 워싱턴 백악관 발(發)의…” 곧 열릴 2017년, 트럼프 시대 원년에 대한 미 주류언론들의 전망이었다.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다. 국방장관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존 켈리(나중에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전보), 그리고 백악관 안보 보좌관으로는 마이클 플린(바로 H. R. 맥매스터로 교체)…. ‘팀 트럼프’의 인선이 발표되면서 공포는 누그러들었다.
중량감이 있다. 어른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들이다. 4성 장군, 3성 장군 등 특히 군 출신 인사들은 하나하나가 미군 현대사에서 입지전적인 지휘관 출신이다. 그런 인물들에 둘러싸인 트럼프의 모습에 워싱턴 정가는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이와 함께 생겨난 말이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이다. 충동적이다. 독선적이다. 그런 트럼프가 멋대로 결정을 내린다. 그 방파제 역할을 이들 어른 참모들은 해냈던 것.
그 ‘어른들의 축’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임이 그 스타트. 맥매스터도 물러났다.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입각해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4성 장군 출신 켈리도 백악관을 떠날 예정이다.
그뿐이 아니다. 제프 셰션스 법무장관이 이미 사임한데 이어 니키 헤일리 주 유엔대사, 라이언 징크 내무장관도 곧 팀 트럼프에서 이탈할 예정이다.
이런 정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어른‘ 매티스 국방장관도 사표를 냈다. 트럼프의 독단적인 시리아철군 결정이 나오자.
동시에 백악관에서 뭔가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는 보도가 잇달고 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트럼프의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 횟수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 보도로 임기 초에 비해 혼자 있는 시간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거다.
대통령이 ‘혼밥’을 즐긴다. 무엇을 말하나. 고립에, 불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변은 ‘노’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아부하는 자, 모사꾼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대통령은 철저히 자신의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기 쉽다.
그래서인가. 2년 전의 그 경고가 다시 워싱턴정가에 나돌고 있다. ‘2019년은 미국, 더 나가 세계는 백악관 발의 거대한 불확실성에 휩싸이는 해가 될 것’이라는. 맞는 전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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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그럼 핵심지지층이 푸틴, 전국총기협회, 석탄광부/농부들이니 그들을 위해 정치를 해야하나요?
정치인이 자기의 핵심지지층을 위해 일하는건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오바마가 공화당원들을 위해 한일이 있나요?
박근혜도 혼밥을 즐겼죠. 청와대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사람들은 최순실, 전용 미용사, 그리고 마사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