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올 들어 하락세를 지속해 오던 금값이 반등하기 시작, 반짝이던 과거의 영광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19일 오전 현재 금의 온스 당 가격은 1,255달러로 온스 당 1,188달러이던 10월1일과 비교할 때 6%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은 폭락을 거듭해 금년도 상승분을 전부 까먹은 상태이다.
최근 두 달간의 금값 상승은 주식시장의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다. 금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그 수요가 늘어난다. 금을 찾는 수요가 늘면 금값이 오른다. 금값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은 희귀하고 보관과 운반이 쉬워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화폐 재산을 대신할 가장 좋은 수단으로 여겨진다. 전쟁과 같은 유사시에는 오히려 가치가 올라간다. 그래서 정치적 상황이 불안해지면 금값이 크게 뛴다.
가장 비근한 사례는 지난 해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 나타난 금값 폭등 현상이다. 트럼프 발언이 나올 때마다 금값은 출렁였다. 이런 정치적 불안의 영향으로 금값은 금년 초 한때 1,3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북핵 리스크가 많이 소멸되고 정치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금값 하락이 시작돼 1,200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금 투자가들이 울상이 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다시 금값이 들썩이자 이들의 얼굴에 조금씩 화색이 돌고 있다.
금 수요를 높이는 것은 투자가들만이 아니다.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한몫하고 있다. 안전한 유동자산을 찾는 이들 중앙은행들에게 금은 매력적이다. 올 3분기에만 각국 중앙은행들에 의한 금 매입은 무려 22%나 늘어났다. 지난 수년 간 금을 가장 집중적으로 매입한 나라는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이다. 최근에는 인도와 폴란드, 헝가리 등이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향후 금값의 향방과 관련한 중요한 변수의 하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결정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9일 현행 기준금리를 0.25%P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가 앞으로 금 시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두고 봐야 한다.
금융채권과 달리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금을 보유하는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통상 금리가 오르면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인플레 우려를 보여주는 조치인 경우가 많다. 금은 인플레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진다. 인플레 우려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금의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수년간 12월 금리 인상 후에는 금값이 호조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 시세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고등수학을 푸는 것보다 어렵다.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상황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값의 향방은 하나님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금으로서는 한동안 금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정도의 전망이 가능할 뿐이다. 아무튼 금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것은 주식 투자가들에게 그리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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