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만 직원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도 회사를 선택한다. 더구나 요즘 미국처럼 구인난이 계속되는 고용시장에선 직원들의 회사 선택권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새 직장을 고르는 기준치가 점점 높아진다는 의미다.
인력난의 와중에서 미 기업들도 새해 맞을 채비에 고심하고 있다. 실업률 3.7%의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로 7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아직 채워지지 못한 채 쓸 만한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내년에도 별로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기준치 상승과 회사의 대응 노력에 대해선 월스트릿저널도 “복지혜택이 직장인들에게 더 이상 안 통하는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몇 년 전 뉴욕의 한 금융회사 인사과 매니저인 전문직 여성은 이직을 결심했을 때 두 곳의 월스트릿 회사의 제안을 거절하고 매스터카드 사를 택했다. 따뜻하고 협조적인 직장 분위기에 끌렸기 때문이다. 4년 넘게 인사과 시니어 매니저로 근무 중인 그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내 멘토가 5명이나 된다고 말한다. 현재 40세인 그는 부사장 직을 목표로 커리어 로드맵도 세웠다면서 직장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전했다 - “모두가 서로의 성공을 기꺼이, 진심으로 돕고 있다.”
직원들이 느끼는 ‘소속감’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가, 자신의 상사가 자신의 발전과 승진을 진심으로 돕고 있다고 믿는가 등이 소속감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이제 성공하는 회사를 나머지 회사들과 차별화시키는 것은 무료 스낵과 운동시설 등 ‘복지혜택’을 넘어섰다고 월스트릿저널은 강조한다. 회사가 경기 하락세를 무사히 이겨내는가, 무너지는가의 차이는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는 직장문화를 조성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막연한 이론이 아니다. 갤럽의 조사결과도 뒷받침해준다. 소속감이 높은 상위 10%의 회사들은 지난 경기침체 때에도 경쟁사들이 14%의 순익 하락으로 고전한데 반해 26%의 증가를 기록했다.
많은 회사들이 탐내는 인재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신뢰와 동기부여를 주지 않는 회사엔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갤럽의 짐 하터는 “이제 직원들은 훌륭한 상사를 기대하며 그 조직 안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볼 수 있기 원한다”고 말했다.
요즘 직장연구 분야의 핫토픽은 ‘심리적 안전감’으로 표현되는 직장문화 요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의 ‘두려움 없는 조직’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비판을 하거나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보복이나 왕따 당할 두려움이 없는 직장의 분위기를 뜻한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직장의 하나가 만능 윤활유 WD-40 제조사다. 실패와 실수는 ‘학습순간’으로 불리고 CEO 자신부터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는 새로운 도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속감을 느낀다는 직원이 전체의 93%, 미국 평균 34%보다 2배 이상 높다. 직장에 다니는 일은 “내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공헌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재미있고 안전하게 지내다 행복하게 집으로 가는 것”이라고 개리 릿지 CEO는 정의한다.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직장” - 한인사회의 고용주들도 한 번쯤 되새겨 볼만한 연말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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