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강타한 한국에서 필수품이 되다시피 한 휴대용 손 선풍기에서 높은 수준의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사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단체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휴대용 손 선풍기 13개종의 전자파를 밀착 측정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평균 647.7 밀리가우스(mG)의 높은 전자파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고압선보다 높은 전자파 발생’ ‘밀착해 사용하면 백혈병 발병 수준’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내 소비자들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당국은 측정 장비와 기준에 따른 계측오류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위험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와 휴대폰, 전자레인지 등 전자기기 사용이 일상생활을 지배하게 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위험에 대한 우려 또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고가 쏟아져 나오면서 전자파는 대기·수질·토양오염에 이어 ‘제 4의 공해’로까지 지칭되고 있을 정도다.
난무하는 경고 속에 제품사용이 꺼려지고 고압선 아래를 지날 때면 괜히 찜찜해 진다.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면 머리가 지근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자파 공포’ ‘전자파 과민증’은 점차 사회적 신드롬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손 선풍기 전자파 유해 논란은 이런 신드롬을 한층 더 확산시킬 게 분명하다.
전자기기들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가에 대해 딱 부러진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몇 년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휴대폰이 내뿜는 전자파가 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발표는 전자파 유해성에 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 내용을 반박하는 연구들도 잇달아 나오면서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전문가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는 것은 전자파가 지나치게 강할 경우에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강한 전기가 흐르고 강한 전자파를 내뿜는 송신탑 주변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결국 전자파 자체가 아니라 세기가 문제인 것이다.
전자파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전자파를 흡수해 준다는 식물들도 잘 팔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휴대폰 뒤에 붙이는 전자파 차단 필름을 예로 든다. 휴대폰은 전자파 형태로 외부와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기기이다. 만약 이 필름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휴대폰은 먹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온갖 주장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만약 전자파가 유해한지 아니면 무해한지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현명한 회피’이다. 되도록 전자파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물론 회피에 따른 불편은 각오해야 한다. 또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제품들을 이용하는 것도 불안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헛돈 쓸 각오는 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당국은 손 선풍기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 하루속히 결론을 내려줘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 역시 일단 손 선풍기의 밀착 사용은 자제하면서 차분히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전자기기의 전자파로 인한 실제적 위협보다는 이런 기기들을 너무 많이 사용해 생기는 손목터널 증후군과 시력 저하, 또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근육통이 건강을 더 해친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기억하는 것도 차분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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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아직모르는게많아
미원이 해롭다는 낭설과 같다.
중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