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보겠다고 고향을 떠나온길. 뉴욕이민. 낯선 땅에서의 이민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언어의 장벽에 부딪쳐야 했다. 초창기허락된 일은 험한 육체노동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고된 노동은 이어졌다. 하지만 특유의 근면함으로 견뎌냈다. 낯선 땅이지만 열심히 살았다. 이젠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다. 아이들도 고맙게 유능한 일꾼으로성장했다. 타향살이의 서글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듬뿍 녹아있던 예천군 출신 이민 1세대들. 그들이 태평양을건너 멀고 먼 이국땅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할 때까지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고향사람들이었다.
■타국살이 서글픔 달래려 1997년 향우회 공식창립
1996년 겨울. 퀸즈 초원회관에 예천군 향우 50여명이 북적거리며 웃음이 넘쳐난다. 제2의 고향인 뉴욕에서고향사람들이 모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 고향산천을 떠나온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사투리는 여전하다.
정감 넘치는 입담에는 시골냄새가 풀풀 풍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유달리 컸던 향우들. 그들은 그렇게 고향 얘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들에게 예천군은 가슴 뭉클한 기억이 남아있는 고향이다. 고향은 언제나 정겹고, 항상 그립고, 늘 편안하고푸근한 곳이다. 마음 한 구석엔 아련한 추억도 자리 잡고 있다. 소박하고훈훈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낯선 이국땅에서 살고 있는 그들에게 고향은 따뜻함을 주고 때로는 삶의 활력소를 주는 곳이었다. 마음이 힘들 때나 외로움을 느낄때도 문득 포근함을 그리워하는 곳이고향이었던 셈이다.
그날 고향사람들의 송년모임은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 듯 타국살이의 허전함과 외로움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자리였다. 고향 이웃들이었기에 더욱정겹고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남았다. 타국살이의 서글픔을 달랠 수있었던 그날 그 모임의 추억을 잊을수 없어 바로 미 동부 예천향우회가정식으로 창립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1997년 5월 31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예천향우회가 고향사람들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식으로 창립됐다. 그래서 명칭이 재미 예천군 향우회다.
향우회원 자격은 예천군에서 출생한군민이나 그 배우자 및 자녀 등이다.
미 동부 예천향우회로 명칭이 바뀐 것은 지난 2011년 비영리단체로 등록을하면서부터다. 어느 덧 향우회가 생긴것도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향우회의 운영과 고향사랑도 탄탄해 졌다.
처음 20여명으로 창립총회를 했지만 현재는 매년 설날잔치를 할 때면향우회 가족들 1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단합도 잘 되어 있다.
향우회 초대회장은 이창재회장이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2년의 임기를 무려 10년 동안 연임하면서 회장직을 맡아 향우회의 기초를 다졌다. 초창기 회원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1999년 4월31일 제2대 정기총회의 임원명단을 보니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봉사하는 향우들이 여럿 있다.
임병우, 장영한, 장근석(작고) 고문 등이향우회 초대 회원들이다. 임병락, 주정하 감사, 권일연, 박찬욱, 양기석 부회장, 신경택 총무, 이시화 부총무, 이시준 회계, 김진학 체육, 김영무 조직, 함영진 섭외, 권상기 홍보, 김인순 서기,임병식 문화, 양희옥 기획 담당들이초창기 집행부 임원들이었다.
이 초대회장에 이어 양기석 회장이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회장으로 봉사하면서 향우회의 토대를구축했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이시준 회장이 향우회의 성장가도를달려 왔다. 현재 김진학 회장은 지난2015년 회장을 맡아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연임해서 3년째 회장을 맡아 튼실하게 향우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전, 현직 4명의 회장들은 시대에 걸맞는 설날행사 및 장학금 전달식, 야유회, 기금모금 골프대회 등의 행사를 통해 향우회원들의 친목도모, 이민정착을 위한 각종 정보교환, 관혼상제참석, 고향 사랑 등을 꾸준하게 펼쳐오고 있다.
■남다른 고향사랑...소년소녀가장들에 매년 성금 전달
예천향우회는 몸은 이역만리 떨어져 있어도 고향땅 예천을 향한 사랑은 뜨겁기만 하다.
향우회는 지난 2005년 예천군이 실시하는‘ 희망 2005 이웃돕기 성금’ 모금운동에 동참 고향의 불우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성금으로 2,000달러를전달했다. 고향에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훌륭한인재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향우회원들의 마음에서 고향사랑이 출발한 것이다. 그 후 매년 2000달러의 성금을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지난 2009년부터는 고향의 소년소녀 가장 돕기 성금으로 3,000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현재까지 11년에 걸쳐 약 3만 달러이상의 성금으로 100여 세대의 소년소녀 가장을 도와 왔다. 이 성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고향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향우회는 고향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2008년 당시 양기석 회장이 제1회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마련 골프대회를 시작했다. 1회부터 3회 대회까지는 커네티컷에서 골프대회를 열었다.
2011년 당시 이시준 회장은 한인들의보다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롱아일랜드에서 제4회 기금모금 골프대회를 마련, 170여명이 참여하는 성황을이뤘다. 그 후 지난 26일 열린 제10회소년소녀 가장 돕기 골프대회까지 매년 200여명이 참여하는 골프대회로자리를 잡았다.
이 골프대회는 고향의 소년소녀 가장 돕기뿐만 아니라 제2의 고향인 뉴욕의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매년 미주한인청소년재단에 1,000달러의 성금을 전달한다. 더불어 매년향우회원 자녀 5-6명에게 각각 500달러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예천향우회의 기금모금 골프대회는참가비보다 참가선물이 더 많아 여성골퍼들에게 최고 인기의 골프대회로정평 나있다. 이는 향후회원인 H-마트의 권일연 대표가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용품과 식용품 등의 선물을 모두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천향우회 김진학 회장은“ 이번 골프대회가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성황을 이룰 수 있도록 큰 성원을 보여준참가자와 후원자 모두에게 진심으로감사드린다. 이번 대회의 수익금은 고향사랑과뉴욕의 한인청소년 장학 사업을 위해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 맑고 인심 좋은‘ 선비의 고장
■ 우리고향 예천은?
예천은 소백산맥의 아늑한 기슭에 자리 잡은 물 맑고 인심 좋은선비의 고장이요, 슬기의 요람이다.조상의 얼이 담긴 수많은 문화유산은 우리의 자랑이며, 선현들의피와 땀이 베인 기름진 들판은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다.
정의를 위하여 불의에 항거하던 피 끓는 열사정신이 여기에 꿈틀거리며 역경 속에서도 민족문화의 꽃을 피우려던 대쪽 같은 선비정신이 여기 숨 쉬고 있다. 예천은 1300여년의 오랜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경북 북부의 소백산맥에 위치한 배산임수의 명당지역으로 경북 신 도청이전지로 선정된 “살기 좋은 고장”이다. 특히, 청정한 환경 속에서 재배한「사과와 쌀, 참기름, 예천참우, 뽕잎차 등」 많은 농·특산물과 낙동강 유일의「 삼강주막, 육지속의 섬 회룡포, 세금 내는 나무 석송령, 물 좋기로 소문난 예천온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호국제양궁장, 곤충생태체험관등 관광과 체험을 함께 즐기실 수 있는 최적지이다.
“고향 학생들에 큰 꿈 심어 세계적 인재로 육성”
■ 은풍중학교 해외 문화탐방단 7년째 지원
자로에 위치한 은풍중학교(교장 배등룡)가 지난 2011년부터 학생들에게세계적 안목을 넓혀 더 큰 꿈을 키워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해외 문화탐방단 프로그램을 7년째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해외 문화탐방단는 매년 1, 2학년7명 정도의 학생과 여옥희 선생의인솔로 진행된다. 첫날에는 타임스퀘어 광장과 도서관, 애플사를 보고 센트럴 팍을 가로질러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찾아서 구경한다.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백악관,링컨기념관, 자연사박물관, 제퍼슨 기념관을 견학한다. 캐나다 나이아가라폭포를 본후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자유의 여신상 등 시내 관광과 UN본부도 견학한다.
뉴욕시 공립중학교에 가서는 영어,수학 수업을 같이 하고 미국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직접 체험한다. 이어 보스턴에 가서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IVY League) 4개 대학을탐방한다. 학생들은 USTA 테니스 레슨과 볼링 등을 직접 배워 볼 수 있고, 예천출신이 성공한 기업체인 H마트 본사도 견학한다.
마지막 날에는 이시준(은풍중 7회)선배 집에서 2주 동안의 일정을 기행문 형식으로 정리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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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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