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헬스파운데이션 일하면서 비영리단체와 인연
2010년 소셜워커 전국협회‘ 떠오르는 리더 상’받아
생업에 바쁜 부모님대신 키워주신 할머니 생각하며 봉사
한인 노인뿐 아니라 이젠 타인종에게도 개방하고파
지난 봄 베이사이드 지역으로 이사한 KCS 본관은 프로그램 진행과 동시에 한창 공사 중이다. 이민자들의 ‘벗’ KCS는 일찌감치 한인 2세가 앞에 나섰다. 린다 이 사무총장을 만났다.
▲수업과 동시에 수리 중
159가에 있던 KCS 본관이 32애비뉴 베이사이드로 이사한 이래 할 일이 쏟아지고 있다. 건물 내부를 수리하고 단장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있다. 린다 이 KCS(뉴욕한인봉사센터, The Korean Community Services of Metropolitan New York, Inc) 사무총장은 환하고 밝은 미소로 최근 소식을 전한다.
“한인 1세대를 비롯 한인사회 성금이 꾸준히 이어져와 150만 달러 목표액에 가까워 졌다. 그래서 뉴욕시 정부로부터 매칭 펀드 300만 달러를 받는다. 진행해야 할 서류작업이 엄청나지만 방도 많고 사용용도가 다양한 회관이 생겨 좋다.”
허름한 유리창이 걱정되어 이번 겨울 춥겠다고 하자 “당장 급한 것이 물탱크를 수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린다 이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지하실의 한 방을 보여준다. 회의실 겸 세미나실은 깨끗하게 단장되어 반짝거리는데 이곳에서 한인사회를 위한 미팅과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1층 한곳에서는 시니어들의 각종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그 옆방은 문을 닫고 공사 중이다. 1, 2층과 지하로 이뤄진 새 회관은 대지 5만4,000스퀘어 피트, 건평 3만6,300스퀘어 피트 규모로 최대 700명까지 수용가능 한 대형 강당, 250명 홀, 450명 홀, 중소연회장, 수많은 룸들, 지하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관 및 홀로 구성되어 있다.
“공사기간을 2년 정도 잡고 있다. 기금모금을 하는데 KCS는 큰 단체니까 작은 규모의 단체를 도와주자는 생각들이 있어 힘든 점이 있었다. 또 펀드레이징 규모가 클수록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
현재 KCS는 베이사이드 본관, 후러싱 경로회관, 코로나 경로회관, 공공보건부/직능개발원, 브루클린 직업훈련원, 정신건강 클리닉 등 6곳의 장소에서 하루 평균 1,200명에게 서비스를 전달하고 있다.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 컴퓨터 교육, 이민관계 신청, 갱신, 시민권 신청 등이 있고 노인들을 위해 교육, 오락, 정부 혜택 및 복지 업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보건 & 리서치와 정신건강, 청소년/가정 프로그램 등은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를 하고 있다.
▲가정에서 배운 봉사정신
1979년 뉴욕에서 태어난 린다 이리는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 2녀 중 작은 딸인 린다는 언니에게서도 배웠다. 현재 워싱턴DC에서 변호사를 하는 언니가 대학 졸업 후 이집트, 아랍 지역, 아프리카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린다 이는 2001년 버나드 칼리지에 들어가 경제학을 공부했고 파이낸셜 전문가가 되려했다. 여름방학이 되자 동급생들은 골드만삭스를 비롯 대형 금융 회사에 인터뷰를 하고 인턴을 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기도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버나드 칼리지 C.C.C.(대학선교회)에서 활동하면서 2000년 포코너 지역에서 열린 여름캠프에 참여했다. 이때 브롱스 지역을 비롯 저소득층을 위한 카운슬러를 하면서 청소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는데 자신의 마음 속에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2001년 버나드 칼리지 졸업 후 1년 동안 중국 연변으로 가서 영어교사를 했다. 뉴욕으로 돌아온 후 2003~2004년 2년간 롱아일랜드 컨서바토리, 2004~2005년 JHS168 퀸즈 차일드 가이든스, 노스쇼어 롱아일랜드 주이시 헬스 시스템 등에서 행정과 사회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았으며 2006년 컬럼비아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린다 이는 2007년~2009년 뉴욕시티 헬스파운데이션( NYSHealth)에서 일하면서 행정 및 운영에 관한 많은 것을 배웠다. 이때 한인단체 처음으로 KCS가 뉴욕시티 헬스파운데이션으로부터 건강관련 펀드를 받았다.
“주류사회 큰 단체에서 주는 펀드가 무수하다. 중국단체는 이것을 잘 타간다. 그런데 한인단체들은 정보를 잘 몰라 못 받고 있었다. 비영리단체 디렉터나 소셜 서비스 쪽으로 가서 한인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그러던 차에 KCS와 인연이 닿았다. 린다 이는 2009년부터 3년간 부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김광석 회장으로부터 훈련을 받았고 2012년 7월1일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었다. 린다 이는 2010년 소셜워커전국협회(NASW)로부터 ‘떠오르는 리더’에게 주는 ‘Honorable Mention' 상도 탄 바 있다.
▲시니어들 보며 할머니 생각
“할머니와 어려서부터 친했다. 2007년 돌아가셨을 때 충격을 많이 받았다. 롱아일랜드에서 세탁소를 하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가 우리 자매를 돌봐주셨다. 미국 커뮤니티에서 잠시 일했던 할머니는 브로큰잉글리시로 나와 영어로 대화했다. 이곳에서 시니어들을 보면서 저절로 할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
그는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
“부모님들이 이민 와서 우리 자매를 비싼 등록금 내고 교육시키느라 고생 많이 했다. 미국에서 받은 것들을 한인사회에 환원하고 싶었다. 한인사회와 타인종 사회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
린다는 KCS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한 지 8년이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다. 일이 바빠서 늘 피곤한 상태인데 시니어들을 보면 어찌나 에너지가 넘쳐나는지 정신이 번쩍 든다. 1세들이 너무 고맙다. ”
그는 또 1세와 2세들이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다른 것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배움의 일종이다. 1세와 2세, 3세의 연결고리를 더욱 든든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는 하나의 계획을 세웠다.
“변호사, 닥터 친구들이 문의를 많이 해온다. 우리 부모님이 어떻게 하면 메디케어를 받을 수 있어? 물론 결론은 KCS다. 2세들이 자연스레 KCS와 연결이 된다. 또 시니어 프로그램이 보통 12시면 끝나는데 오후 1시경까지 손자손녀 픽업을 가는 분이 많다. 그래서 시니어들이 돌보는 3세를 대상으로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하는 데이케어 센터를 생각 중이다.
”또한 KCS가 베이사이드 지역으로 이사 오면서 새로운 이웃과 유대관계가 생겨 이들 타인종들이 KCS에 관심을 갖게 됐다. “월~금요일까지 하는 ESL반을 평일 저녁과 주말에 하고 한국말 클라스도 열어 백인과 중국인 등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타인종에게 문을 열고 싶다.”
▲100년을 내다보며
미국이민이 본격화 되던 1973년, 미동부 최초의 한인사회 전문복지관으로 설립된 KCS는 어느 한인단체보다 일찌감치 2세 사무총장이 앞으로 나섰다. 한인사회 기부문화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자란 2세의 참여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매일 돈 때문에 걱정 한다”는 린다 이, KCS 백년기획위원회가 향후 100년 뒤의 한인사회를 위한 상징적 의미로 각 개인이 100달러를 후원하는 회원 모집 중이라고 전한다. 2차 모금목표는 300만 달러로 모기지를 완납 하여 빚 없는 회관을 2세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시니어 하우징이다. 시니어들이 한 빌딩에 모여 사는 이 큰 프로젝트는 요원하다. 퀸즈 코로나 경로회관의 주방장님이 2년 전 은퇴하셨는데도 매일 아침 6시반에 오셔 오후2시까지 봉사하신다. 90세인 분이 집에 있으면 뭐하냐고, 일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살게 된다. 언젠가는 시니어 하우징도 성사될 것이다. ”
린다 이는 리모델링이 말끔히 끝난 KCS 회관을 1세, 2세, 3세들이 유익하게 사용하면서 서로간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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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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