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가진 미국인들이 집을 팔지 않고 한 집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고 있다.
갖가지 이유를 들며 주택 보유 기간을 늘리는 바람에 부동산 시장은 매물 부족에 허덕이고 오너 본인에게도 독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애텀 데이터 솔루션스’에 따르면 올해 봄을 기준으로 남가주 주민들의 주택 보유 기간은 평균 9.4년으로 지난 2008년 봄의 4.6년보다 2배 이상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단 남가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으로 전국부동산협회(NAR)도 “역사적으로 6~7년을 한 집에서 살면 이사했던 패턴이 최근에는 9~10년으로 길어졌다”고 최근 밝혔다.
가주부동산협회(CAR)의 고프 매킨토시 회장도 “30여년 전 처음으로 브로커 일을 시작할 당시는 5~6년을 살면 이사들을 갔는데 지금은 10년을 넘기는 일이 흔해졌다”고 전했다. CAR이 센서스 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에서는 가주에 거주하는 55세 이상 주택 오너의 71%는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18년 이상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즉, 이사하길 마다하고 현재 사는 집에서 꾸준히 사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인데 이유는 소유 계층의 인식의 변화, 세제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과 세금에 대한 부담, 모기지 금리 상승, 다음 이사갈 집 찾기의 어려움 등 다양하다.
단적으로 모기지 금리만 봐도 수년 전 사상 최저치였던 2.4% 이자율 대신 현재는 3.3% 수준으로 오른 터라 기존 오너들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상반기 LA, OC,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4개 카운티의 주택 거래량은 9만5,000유닛으로 지난 2000년 상반기 12만6,000유닛보다 24% 감소했다. 금융위기 이후 14% 이상 인구가 늘어난 것과도 정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퍼스트 아메리카 파이낸셜의 마크 플레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너들이 활발하게 집을 팔고 사면 매물이 풍부해져 본인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텐데 각자 이익만 생각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오래 산 집이 낡고, 고장나기 시작해 이사를 고려하는 오너도 있지만 아무리 매물을 둘러봐도 가격만 비쌀 뿐 위치는 더 안 좋고, 집 상태도 좋지 못해 그냥 내집을 고쳐서 살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반영되며 2016년 1년간 남가주의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0년과 비교해 38%가 늘어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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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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