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오브 호프의 지주사인 호프뱅콥 고석화 이사장의 이사장직 전격 사임은 그동안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고 이사장은 그동안 ▲뱅크 오브 호프가 합병 1년만에 무난하게 정착하고 ▲세대 교체를 위해 1세들의 경영일선 후퇴를 주변 사람들에게 강조해 왔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고 이사장의 퇴진은 본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고 이사장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며 “앞으로도 개인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 멤버로서, 무엇보다 이사회가 부여한 명예 회장으로서 은행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제 고 명예 회장은 지난 5월18일 현재 뱅크 오브 호프 주식 410만여주를 보유해 지분율 3.03%로 기관투자가를 제외한 개인 주주 가운데는 최대 주주의 위치에 있다. 이는 이사회 전체 및 경영진이 보유한 5.20%의 58%에 해당하는 규모다.
1986년 구 윌셔은행 이사로 시작해 1993년 당시 경영난에 처하자 당시 피터 고 이사장으로부터 전격 인수해 이사장에 오른 고 명예 회장은 이로써 4반세기를 이어온 이사장 직과는 공식적으로 작별을 고하게 됐다.
고 명예 회장은 이날 열린 주총에서도 담담하게 “이전보다 2명이 줄어든 13인으로 이사회를 새롭게 꾸리게 됐다”며 “자산 기준 미국 전체 84위 은행이자, 아시아계 가운데는 3번째로 큰 은행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훌륭한 은행으로 커나가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명예 회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연합철강에 입사한 뒤 1년만 공부하자고 1971년 미국 땅을 밟았다가 LA에 정착했다. 미국에서 퍼시픽 스틸 코퍼레이션과 코스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을 설립해 활동하다 1980년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최초로 윌셔은행을 설립했다.
특히 그는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007년, 2010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세차례나 뉴욕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개장과 폐장을 알리는 종을 울렸다. 나스닥은 재정 상태와 경영 실적이 우수한 기업의 경영진이나 이사진을 초청해 오프닝과 클로징 벨 타종을 전통처럼 맡기고 있다.
구 윌셔은행은 고 명예 회장이 이사장 직을 맡기 전 자산이 불과 9,800만달러였던 것이 호프뱅콥으로 새롭게 출범한 뒤 올 1분기에는 13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고 명예 회장은 2014년 뱅크 아시아나와 새한은행을 인수, 합병해 규모를 키우는 묘를 발휘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그는 2007년 사재 500만달러를 출연해 자산단체 고선재단을 설립해 홈리스, 장애인센터, 아동병원 등에 기부하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모교인 연세대학교에도 장학금을 쾌척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
월드 옥타 제15대 회장을 지낸 고 명예 회장은 2007년 무역 증진과 ‘미주 한인의 날’ 제정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한인은행사에 한획을 그은 호프뱅콥의 고석화(오른쪽) 이사장이 6일 정기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명예 회장으로 추대됐다. 고 명예 회장과 케빈 김 행장이 지난 2015년 12월 당시 구 BBCN과 구 윌셔은행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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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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